기후변화 글로벌 이슈화에 큰 功… 빈곤해결-지속개발 새 어젠다로
취임 선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21일 유엔총회에서 유엔 헌장 원본에 손을 얹고 조지프 데이스 유엔총회 의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뉴욕=신화 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임을 확정한 것은 2007년 1월 취임 이후 그가 보여준 리더십과 성과가 회원국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임기 초반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 아시아적 리더십을 강조했으나 문화적 차이 때문에 서구 언론으로부터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쉴 새 없이 지구촌을 돌아다니며 분쟁 당사국을 설득하고 중재하는 성실함은 결국 이런 오해를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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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은 임기 2기에도 기후변화 문제를 핵심 어젠다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실 지난해 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가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견 등으로 큰 소득 없이 끝나면서 유엔의 기후변화 대처 동력이 일정 부분 상실된 상태여서 반 총장의 2기 리더십이 더욱 주목된다.
반 총장은 올해 초 중동 민주화 시위가 발생하자 “국민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파악하라”며 독재자들을 적극적으로 압박했고 민주화를 염원하는 민중의 편에 섰다. 유엔 내 여성 고위직을 늘리고 여성인권 침해와 관련된 문제를 전담할 유엔 조직인 유엔 여성기구(UN Women)를 발족시키는 등 여성인권 향상을 위한 노력, 아동인권 신장 노력 등도 1기의 큰 성과로 평가받는다. 취임 후 자발적으로 재산을 공개하면서 유엔 고위직들의 재산 공개를 유도하는 등 유엔 개혁에 앞장선 것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반 총장은 9월 세계 10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유엔 총회에서 자신의 2기 청사진을 밝힐 계획이다.
그가 2기 체제에서 추가적으로 주안점을 둘 이슈는 세계 빈곤문제 해결이다. 현재 진행 중인 새천년개발목표(MDGs)가 만료 시점(2015년)을 4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반 총장은 이달 초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 특파원들에게 “새천년개발목표를 넘어서는 포괄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개발 의제를 제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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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