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유플러스 ‘1등 고지 선점’ 특명
4세대(4G) 통신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다음 달 1일 열린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큰 변화를 앞두고 서비스에 들어가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신경전이 뜨겁다. KT는 두 회사의 움직임을 봐가며 LTE 시작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각 회사의 움직임에는 차이가 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1등’ 이미지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마치 음향기기 시장의 ‘뱅앤올룹슨’이나 의류업계의 ‘고어텍스’처럼 SK텔레콤의 통신서비스 브랜드를 고급화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가장 먼저 LTE 로고를 만들었고 관련 광고도 내보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7월 LTE 서비스의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K텔레콤보다 1년 빠른 일정이다. 이상민 LG유플러스 4G서비스담당 상무는 “LTE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수단”이라며 “3G에서 뒤처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주말도 잊고 통신망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KT는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LTE 전용 휴대전화도 없는데 통신망만 까는 건 소용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 대신 KT는 LTE가 아닌 ‘와이브로’라는 또 다른 4G 통신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열흘 뒤 시작하는 LTE 서비스의 약점은 KT의 지적대로 ‘LTE폰’이 없다는 사실이다.
7월부터 시작되는 LTE 서비스는 노트북이나 태블릿PC를 위한 무선모뎀의 형태로 제공된다. 단말기 제조사들과 통신사들은 LTE 전용 휴대전화의 공급 일정을 물밑에서 협상하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연내 ‘갤럭시S2’ 수준의 LTE 전용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중 어느 곳이 삼성전자의 새 LTE폰을 먼저 받아볼지 관심을 모은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 LTE(롱텀에볼루션) ::
3세대(3G) 이동통신을 ‘장기적으로 진화’시킨 기술이라는 뜻으로 이름붙인 통신 서비스. LTE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3G보다 5∼7배 빨라 800MB(메가바이트)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데 약 85초밖에 안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