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a’로 블루오션 열었다
《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진 2009년 초 증권가에 신세계 주가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세계가 6000억 원을 들여 부산에 짓고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인 센텀시티 개점을 3개월 앞둔 때였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내 경기가 급락하자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센텀시티점 투자 부담과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와 부산지역의 경제 상황을 볼 때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한 복합쇼핑몰 서비스의 성공은 쉽지 않아 보였다. 》
신세계 센텀시티점. 동아일보 DB
○ 비(非)고객의 마음에서 기회 포착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백화점과 스파, 극장, 실내 아이스링크 등이 들어선 대형 복합쇼핑몰이다. 2009년 6월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것을 기념해 1만 명분의 떡을 매장에서 나눠주고 있다. 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 ‘원 데이 쇼핑몰’로 승부
광고 로드중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타깃 고객을 동남권은 물론이고 수도권과 외국 고객으로 확장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문화,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영화관, 스파, 서점 등을 유치하고 호텔, 여행사 등 외부의 파트너를 끌어들여 고객에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 것. 예를 들어 극장은 CGV, 서점은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식이다. 스파랜드, 골프레인지, 멤버십스포츠클럽 등은 신세계 계열사인 조선호텔이 맡고 있다. 쇼핑공간도 예외가 아니다. 나이키, 애플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운영하는 메가숍을 유치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맛집은 물론이고 영어유치원도 들어섰다. 백화점의 핵심 경쟁력인 쇼핑 서비스도 강화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개점과 동시에 전략적으로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 등 이른바 ‘빅3 럭셔리 브랜드’를 동시에 유치했다. 구찌, 프라다, 까르티에, 티파니 등 60개 럭셔리 브랜드를 포함해 700여 브랜드가 이곳에 매장을 냈다. 안 팀장은 “VIP 고객이 지난해 1400명에서 최근에는 2600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 고객의 행동을 바꾸다
혁신의 성공은 고객의 행동 변화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대구, 울산, 경북과 부산 인근의 경남 거제, 김해, 양산지역 고객 매출이 2009년보다 평균 60% 이상 늘었다. 주말에는 서울 등 전국에서 몰려든 쇼핑객과 관광객이 고객의 절반을 차지한다. 신세계는 2010년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약 30%(65만 명)가 센텀시티점을 찾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산지하철 센텀시티역 유동인구도 2009년 1월 일평균 1만4100명에서 2011년 1월 3만1328명으로 122% 늘었다.
고객의 서비스 이용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고객들이 쇼핑은 물론이고 스파랜드, 서점, 영화관, 아이스링크 등의 부대시설에 머물며 체류하는 ‘몰링(malling)’을 경험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스타벅스 매장 3곳을 포함해 20여 브랜드의 카페와 디저트숍이 층마다 들어서 있다. 몰링을 위한 휴식 공간이다. 젊은 고객도 늘었다. 신세계 수도권 점포의 29세 이하 젊은층의 고객 비중은 평균 7.2%인데 센텀시티점은 9.3%다. 이창승 신세계 센텀시티점 마케팅팀장은 “기존 백화점은 주말 매출이 오후 1시경부터 오르기 시작하지만 센텀시티점은 오후 4시부터 상승한다”며 “고객들이 여러 시설을 이용한 뒤 오후 늦게 쇼핑하고 귀가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 신규 사업 리스크를 줄여라
신세계는 신규 시장 진입에 따르는 위험을 최소화했다. 전격적인 투자의사 결정으로 용지 입찰에 단독으로 나서 용지 매입비용을 최소화했다. 극장, 스파, 서점, 아이스링크 등의 파트너들과 원활한 협업을 위해 개점 초기부터 이들 협력회사를 조율하는 조직인 레저운영팀을 신설했다. 김동호 신세계 레저운영팀 대리는 “매일 오전 파트너들이 운영하는 시설을 방문하는 ‘회진 미팅’을 한다”며 “전략과 사업 방향이 다른 파트너들 간의 의견 조율이 되지 않는다면 협업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병원의 의사들이 매일 환자들을 돌아보는 ‘회진’ 개념을 응용한 것이다. 지역과 동반 성장하기 위해 고급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에 기여한다고 알리는 점도 눈에 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현재 직원 5000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세로 30억 원을 냈다. 9층 문화홀에는 인기 가수와 연극 뮤지컬 등의 다양한 공연이 수시로 펼쳐진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점 등 경쟁 격화에 따른 시장 변화는 센텀시티점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광고 로드중
김용진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yongjinkim@sogang.ac.kr@@@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모순상태가 이상적 문제해결 방안?
▼ TRIZ 컨설팅
광고 로드중
‘지속가능성’ 통한 경쟁우위 전략
▼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