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골프협회 ‘지옥 코스’ 세팅
시즌 두 번째 메이저 골프 대회인 US오픈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말이다. 올해로 111회를 맞는 이번 대회는 16일 미국 메릴랜드 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파 71·7574야드)에서 개막한다, 코리아 군단은 최경주, 양용은 등 역대 최다인 11명이 출전한다.
메이저 대회는 특징이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리는 마스터스는 유리알 그린으로 유명하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링크스코스에서 주로 열리는 브리티시오픈은 바람이다. PGA챔피언십은 긴 전장으로 알려졌다. US오픈은 바람을 제외한 모든 악조건을 섞어 놓았다. 페어웨이는 개미허리이고 러프는 발이 안 보일 정도로 깊다. 그린 빠르기는 마스터스에, 전장은 PGA챔피언십 코스에 뒤지지 않는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우승자 스코어를 이븐파에 맞춰두고 가혹하게 코스 세팅을 한다.
USGA는 1년 전부터 대회를 준비한다. 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AT&T내셔널대회와는 코스 세팅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장 361야드를 늘렸고 페어웨이는 종전보다 2m 이상 폭을 줄여 7m 남짓이다. US오픈을 상징하는 러프는 USGA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러프는 3단계로 돼 있다. 페어웨이 바로 옆 러프 길이는 4.5cm다. 아이언 샷을 했을 때 스핀이 덜 먹히는 정도다. 문제는 두 번째 러프부터다. 잔디 길이는 보통 6.4∼7.6cm에 이른다. 이 정도의 러프에서는 프로들도 레이업이 우선이다. 세 번째 러프는 빠졌다 하면 벌타를 각오해야 한다. 길이가 10.2∼15.2cm다. USGA는 덤불이나 다름없는 이 러프를 유지하기 위해 통제 로프를 뒤로 해 갤러리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
그린 빠르기는 스팀프미터라는 측정기로 잰다. 1.5m 길이의 홈이 파인 판을 45도 각도로 해서 볼을 굴려 몇 피트 굴러가는지를 측정한다. 보통 10이면 빠른 그린으로 통한다. US오픈은 13∼14가 측정된다. 이 정도 스피드는 목욕탕 바닥을 연상하면 된다. 시멘트 바닥처럼 딱딱한 그린에 스피드까지 빨라 아차 하면 3퍼트가 나온다. 이 난코스에서 우승자는 누가 될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