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 스포츠 라이벌 백태
결승전에서는 져도 용납이 되지만 라이벌전에서 진다면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20세기 초 정치적인 문제로 앙숙이 됐다. ‘엘 클라시코’로 불리는 두 팀의 경기는 사진처럼 강력한 태클이 난무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동아일보DB
‘라이벌.’ 스포츠 마니아라면 이 단어만 들어도 흥분할지 모른다. 자존심이 걸린 라이벌전은 무조건 이기는 것이 목표다. 각 나라, 리그마다 대표적인 라이벌이 있다. 라이벌이 된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연고지가 같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라이벌이 많지만 종교, 정치 등의 이유로 라이벌이 된 경우도 있다.
○ 연고지가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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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적 이유 때문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바르셀로나(스페인)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레알 마드리드와 숙적이 됐다. 스페인 북동쪽 카탈루냐가 연고지인 바르셀로나는 19세기 말 스페인 전역을 휩쓴 사회주의 및 무정부 운동의 중심이었다. 당시 프란시스코 프랑코 군사정권은 1939년 내전을 승리로 이끈 뒤 카탈루냐를 무차별 탄압했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카탈루냐 주민 100만여 명이 학살당했다. 카탈루냐 주민의 저항은 축구로 표출됐다. 바르셀로나는 그라운드에서 군사정권의 기반인 마드리드가 연고지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분노를 표출했다. 프랑코 압제가 끝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두 팀 간 원한의 잔재는 여전히 남아 있다.
○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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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립대와 미시간대의 미식축구 라이벌전은 2000년 ESPN에서 뽑은 미국 최고의 라이벌전이다. 대학 랭킹에서 뒤지기 싫어하는 두 대학 출신끼리는 서로 사귀지도, 말도 섞지 않을 정도로 신경전이 대단하다. 방문 경기 응원 때는 차량 파손 사건이 많이 벌어져 차 번호판을 가리라고 대학 측에서 경고를 할 정도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