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보조금 0.06% → 0.11% → 0.02% 들쭉날쭉… 안정지원 필요
대학생에 고개숙인 황우여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한국대학생연합 박자은(오른쪽) 의장 등 대학생들에게 목례를 하고 있다. 반값 등록금 문제로 마련한 간담회 자리.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문제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떻게 지원하느냐 하는 점. 등록금 지원은 한번 시작하면 계속 이어져야 하므로 정책 수립 과정에서 지원 방법의 틀을 분명하고 객관적으로 정해둬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 불안정한 고등교육 재정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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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학부에 지원하는 대표적 사업은 교육역량 강화사업(2420억 원)과 학부교육 선도대학 지원사업(600억 원), 산학협력 우수대학 관련사업(1455억 원)이다. 대학의 등록금 수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고등교육 예산 지원이 다른 나라보다 적다는 점은 국제비교에서도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민간 고등교육 부문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국내총생산(GDP)의 0.1% 수준으로 OECD 평균(0.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원 규모가 해마다 달라 안정적이지 못한 점도 문제다. 2000년에는 0.06%, 2002년에는 0.01%였다가 2004년에는 0.11%로 높아졌다. 2005년에는 0.02%로 다시 떨어졌다. 반면 OECD 평균은 10년간 0.23%에서 0.27%로 안정적으로 올랐다.
국내 고등교육 재정은 초중등교육과 달리 예산편성 과정을 거쳐야 한다. 초중등교육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으로 법제화돼 예산을 시도교육청에 안정적으로 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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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나눠주나
재원을 확보한다 해도 지원 방법과 대상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첫째, 국가가 등록금 일부를 지원할 경우 기존 등록금의 거품이 빠지지 않으면 국고부담이 계속 늘어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학이 등록금을 낮추려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오성삼 건국대 교수는 “대학들이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한 것이 등록금 인상의 원인”이라며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이 적립금을 쌓아두기만 할 것이 아니라 미국 대학처럼 투자를 해 수익을 내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오 교수는 “기부금 세액공제 등으로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고 대학이 기부금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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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등록금 완화 방안과 관계없이 대학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한 이주호 장관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셋째, 대학 등록금에 지나치게 많은 국고를 쏟아 부을 경우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에 대한 역차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는 “등록금 문제에만 5조∼6조 원을 쓸 수는 없다. 미국은 면학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일부만 성적 장학금을 주고 나머지는 모두 저소득층 장학금으로 돌린다. 우리도 저소득층 장학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얼마나 나눠주나
모든 대학생에게 등록금 50% 인하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연간 5조∼6조 원의 예산이 당장 필요하다. 정치권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혜택을 주는 방안에 비중을 두고 있다.
소득 최하위 10% 학생에게 등록금 100%를, 하위 60∼70%에게 20%를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약 5조9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반값 등록금’과 비슷한 규모지만 상위 30%의 계층을 지원하지 않는 대신 저소득층에게는 더 큰 혜택을 주는 효과가 있다.
소득 하위 50% 이하에게 절반을, 하위 50∼70%에게 30%를 지원하면 약 4조 원이 들어간다. 정부의 목표대로 고등교육 예산을 2015년까지 GDP의 1%(16조 원)까지 늘린다면 이 중 25% 정도를 등록금 지원에 사용한다는 뜻이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