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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가 펠레-마라도나보다 나은 점은…

입력 | 2011-06-11 03:00:00

마법사, 황제와 신을 넘을 수 있을까
드리블-수비력 앞서지만 월드컵 부진이 흠




‘마법사’는 과연 ‘황제’와 ‘신(神)’을 넘어설 수 있을까.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는 누구일까. 펠레가 ‘황제’ 칭호를 얻었다면 마라도나는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펠레는 17세 때 당시 역대 최연소로 월드컵에 데뷔하면서 동물 같은 득점감각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펠레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상대 선수들은 경기 전 “펠레도 살과 뼈로 이루어진 인간일 뿐이다”라며 마인드 컨트롤까지 하고 나섰지만 경기 후에는 “펠레도 인간일 뿐이라고 생각한 건 착각이었다”고 토로할 지경이었다.

마라도나는 교주로서 숭배 대상으로까지 격상됐다. 아르헨티나에서 파생된 ‘마라도나교’는 하나님을 영적인 아버지로, 마라도나를 완성된 육체의 섬김 대상으로 여긴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마라도나는 축구사에 있어서 하나의 ‘사건’으로까지 여겨졌다. 2000년 국제축구연맹(FIFA)은 펠레와 마라도나를 역대 최고의 선수에 공동 선정했다.

이렇듯 축구의 전설이 된 두 선수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마법사’로 불리며 올해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리오넬 메시(24·바르셀로나)는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을 선보이며 새로운 축구황제로 떠받들어지고 있다. 과연 메시는 펠레와 마라도나보다 우월한가.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공을 몰고 다니는 능력은 메시가 펠레와 마라도나보다 낫다. 드리블의 절묘함과 스피드 역시 당대 최고다. 한 가지 더 나은 점은 수비 가담 능력이다”라고 평가했다. 메시는 밀집수비 돌파능력과 수비력을 겸비해 압박축구가 대세인 현대 축구에 최적화된 선수라고 보았다. 그러나 창의성 부분에서는 마라도나를 높이 평가했다. 경기를 이끌어가고 기회를 창조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반면 체공력, 점프, 양발 사용 등 전체적인 운동 능력에서는 펠레가 마라도나를 앞선다고 평가했다.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마라도나와 메시를 집중 비교했다. “마라도나는 메시와 마찬가지로 몸의 중심이 낮다. 파워풀한 드리블이 강점이다. 슈팅은 메시보다 파괴력이 있고 움직임도 힘차다. 반면 메시는 패스하듯 슈팅을 한다”고 평했다. 하지만 메시는 마약 복용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마라도나보다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고 이런 성실함이 그의 업적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보았다.

신문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평도 비슷했다. 펠레는 우아함, 마라도나는 파괴력과 힘, 메시는 좁은 공간에서의 볼 컨트롤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세 해설위원 모두 메시가 펠레와 마라도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트로피가 부족하다는 점을 거론했다. 펠레와 마라도나는 월드컵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지만 메시는 아직 월드컵 트로피를 품지 못했다. 메시는 국가대표팀에선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여 바르셀로나의 뛰어난 팀 동료들 없이는 파괴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제 24세인 메시의 가능성은 무궁하다. 시대적으로 다른 환경 속에서 활약했기에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메시가 현 시대 최고의 축구선수임에는 이견이 없다.

미국의 순위 사이트 블리처리포트는 지난달 축구선수 순위를 발표하면서 토털 사커를 창조한 요한 크라위프(네덜란드)를 톱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차범근은 97위에 선정돼 아시아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다. 이 사이트는 순위에서 메시를 뺐다. 이유는 메시가 아직 젊고 그의 경력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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