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효 기자
김범일 대구시장은 며칠 전 “모든 직원이 만나는 시민마다 육상대회의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하는 홍보맨이 돼 달라”고 주문했다. 대회 홍보를 위해서라면 ‘핏대’를 올려도 좋다고 했다. 흥분해도 좋을 만큼 홍보에 나서라는 것이다. 대구시는 10일 인천시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경기 등 광역지자체와 육상대회 협력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부서별로 대구 간선도로와 서울역 등에서 대회를 알리는 홍보를 하고 있다. 이 대회가 지구촌 축제가 되도록 다양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정작 대구지역 학생들에게 이 대회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대구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는는 750개. 학생은 41만 명, 교직원은 2만5000여 명이다. 가족과 친척까지 치면 대구시민의 70%가량이 학교와 관련 있는 셈이다. 대구 학생이라면 대회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살비는 아주 친숙한 캐릭터가 되고 주제가인 ‘함께 달리자’는 친구나 가족과 즐겨 부르는 노래가 돼야 하는 것 아닐까.
개회식에 대학생뿐 아니라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도 참가하도록 하고 이 대회가 대구 학생들에게 훗날 추억이 되고 푸짐한 이야기보따리가 될 수 있도록 대구시와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사랑 받는 육상대회’를 위해 꼭 필요하다. 대회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의 반짝 이벤트가 아니라 긴 여운을 남기는 육상대회를 위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