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 보고 달렸는데 문득 혼자라는 걸 느껴…주인공 네 명 모두 내 자화상 같은 캐릭터”
영화 ‘멋진 인생’ 포스터.
그런 그가 다시 영화계로 돌아왔다. CGV압구정, CGV대학로 등 서울 10여 개 상영관에서 9일 개봉하는 영화감독 데뷔작 ‘멋진 인생’을 통해서다. 뮤지컬 프로듀서에 영화감독까지 ‘참 부러운 인생이다’ 싶은데 영화는 ‘성공이 다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영화를 공개한 시사회 며칠 뒤인 지난달 26일, ‘지킬 앤 하이드’가 공연 중인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앞 커피숍에서 만난 신 대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두렵고 또 설렌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잘나가는 뮤지컬 제작자가 영화는 어떻게 만들었나’라며 바라볼 세간의 평가가 두렵지만 한편으론 오랜 꿈이었던 영화를 만들었으니 들뜬 마음도 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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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다큐멘터리로 구상했다가 나중에 극영화로 바꾸었다. 뮤지컬의 전개와 동일 구조의 드라마로 가져가면 더 좋겠다는 판단 때문. 낮엔 뮤지컬을 연출하고 밤엔 대본을 썼다. 촬영은 지난해 9월에 끝났지만 편집에 오래 공을 들였다고 했다.
뮤지컬 ‘스토리’는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가 어린 시절 친구 앨빈의 장례식 추도문을 준비하면서 잊고 있던 삶의 가치를 재발견한다는 내용의 2인극. 영화는 뮤지컬에서 토마스 역을 맡은 류정한, 신성록과 앨빈 역을 맡은 이석준, 이창용 4명이 실명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기본 골격은 뮤지컬 ‘스토리’에 출연하며 슬럼프에 빠졌던 석준이 초등학교 친구 정수(정성화)의 연락을 받고 초등학교 은사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극과 현실의 일치를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멋진 인생’은 공연 제작자로 달려온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그는 “인생 제2막이 있다면 영화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10년간 정말 앞만 보고 달렸어요. 성공에도 가까워졌죠. 문득 돌아보니 섬처럼 외롭게 뚝 떨어져 있는 거예요. 내게 소중했던 사람도, 함께 고생했던 친구들도 다 떠났더라고요. 이게 과연 인생의 성공인가, 그동안 나는 잘못 살았구나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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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결혼한 그는 첫날밤 신부와 함께 ‘나와 우리 부부가 세상을 사랑하고 나눠주는 사람이 되게 지켜 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일에선 어떨까. 여전히 기로에 서 있다. “스무 살이 아니니까요. 영화와 뮤지컬 둘 다 잘할 순 없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죠. 일단 회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저는 창작에만 집중하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