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저장 설비’ 기공식비셀 사장 “차세대 해상가스전 개발 큰 기여”
로열더치셸의 마티아스 비셀 프로젝트 및 기술총괄사장이 30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LNG)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열더치셸 제공
30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로열더치셸과 삼성중공업, 상세 설계를 맡은 프랑스 테크니프 등 3사가 작업 착수 지시서에 서명하고 설비 건설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로열더치셸의 마티아스 비셀 프로젝트 및 기술총괄사장(57)을 27일 e메일로 먼저 만났다. 그는 로열더치셸의 최고 경영위원회 이사 8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호주 해상 가스전 투자는 로열더치셸의 대표적인 장기 수익성장 모델로 차세대 성장동력이다. 로열더치셸이 쓰는 새 역사에 한국 기업의 기술이 뒷받침이 됐다.
FLNG는 생산비용이 너무 높아 경제성이 없던 해상 가스전의 개발을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해상 가스전에서 생산된 가스를 육지와 이어진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가스처리시설로 옮긴 뒤 액화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비셀 사장은 FLNG가 에너지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게임 체인저’라고 생각한다. 그는 “육지에서만 적용돼온 LNG 기술을 해상설비에 적용하는 작업이 어려웠지만 세계적으로 600명 이상이 160만 시간 넘게 디자인에 매달렸고 그 결과 현재 육지에서 사용하는 설비보다 4분의 1 정도 축소된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해냈다”고 말했다.
이 설비는 선수(船首)부터 선미(船尾)까지 길이 488m, 높이 74m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해상 구조물로 축구장 4개를 이은 것보다 더 길다. 삼성중공업이 만드는 FLNG가 완공되면 이 바다 위에 있는 설비에서 가스를 액화한 뒤 LNG 선박에 바로 선적해 세계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비셀 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고품질 정유제품, 하이테크 LNG 수송선 및 설비·건설 기술을 공급해 로열더치셸이 세계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로열더치셸은 한국 기업으로부터 훌륭한 설비와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다”고 했다. 로열더치셸의 고객 중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 원유 수입국이자 두 번째로 큰 LNG 수입국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