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2루수-3루수-좌익수-우익수
LG 서동욱은 1, 2, 3루수와 좌익수 우익수까지 5개 포지션을 소화하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그래서 글러브도 많다. 왼쪽부터 평소 서동욱이 갖고 다니는 외야 글러브,1루 미트, 내야 글러브 2개. LG 트윈스 제공
LG 서동욱(27)이 양귀헬멧을 쓰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몇 안 되는 스위치 타자다. 오른손 투수가 나오면 왼쪽 타석, 왼손 투수가 나오면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야 하기 때문에 양귀헬멧을 사용한다. 스위치 타자이기 때문에 타격 훈련시간이 다른 선수에 비해 조금 길다.
하지만 그의 다양한 수비 포지션에 비하면 양쪽에서 치는 것쯤은 ‘새 발의 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다. 보통은 2개 포지션을 가진 선수를 멀티 플레이어라고 하지만 그는 올 시즌에만 벌써 5개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갔다.
그러다 보니 그의 가방은 글러브로 항상 묵직하다. 1루수용 미트를 시작으로 외야용 글러브, 내야용 글러브 2개가 있다. 연습용 내야 글러브까지 합치면 모두 5개를 넣어 다닌다.
수비 능력이 특출 나게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5개 포지션의 수비가 모두 무난하다. 팀으로서는 구멍이 생길 때마다 투입할 수 있으니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실제로 1루수 이택근이 부상일 때는 1루수로, 2루수 김태완이 2군으로 내려가 있을 때는 2루수로 나선 적이 많다. 선발로 출장하지 못하더라도 대타나 대수비요원으로 나갈 수 있다.
더구나 방망이에서도 한 방을 갖췄다. 2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2회 대타로 경기에 나선 서동욱은 3-3 동점이던 4회 상대 에이스 김선우를 상대로 결승홈런을 때린 것을 비롯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3회 수비부터는 2루를 굳게 지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