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피해 복구 큰 역할
가설주택이 턱없이 부족한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에서 한국 주택건설업체와 건자재 업체들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리쿠젠타카타 시의 한 가설주택 단지. 아사히신문 제공
23일 일본 국토교통성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가설주택 시공을 위해 최근 외국 주택건설업체 및 건자재 업체에 대해 심사한 결과 73개의 한국 기업이 최종 통과했다. 일본 정부는 8월 말까지 총 6만8000여 호의 가설주택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자재가 부족해 공정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벽에 쓰이는 판재류와 철골조, 알루미늄 새시 등 건자재가 턱없이 부족한 형편. 이 때문에 지난달 말 가설주택 시공 자격 및 납품 자격을 갖춘 외국 업체의 신청을 받았고 두 차례에 걸친 심사 끝에 이번에 202곳을 선정한 것.
가설주택 시공업체 및 자재 납품 기업은 각 지자체가 결정하는데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게 주택건설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 기업은 1995년 한신 대지진 때도 외국업체로서는 유일하게 1750채의 가설주택을 지어 해당 지자체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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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부품 공급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일본 제조업체들은 대안으로 한국 부품업체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도쿄지사에 따르면 도시바기계, 히타치제작소 KYB 후지코시 등 제조업체 4곳은 이달 말 25개의 부품 조달을 타진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다. 도시바기계는 지난해 이미 국내 업체 6곳과 부품 조달 계약을 맺었다.
송홍선 무역협회 일본지사장은 “일본 기업들이 부품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눈뜨기 시작했다”며 “한국 부품업체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