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훈 성균관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대한감염학회 부이사장
최근 우리나라에서 임산부들에게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하여 사망자가 생겼다는 언론 보도에 임신부는 물론이고 많은 국민이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는 8명으로 7명은 임산부였고 한 명은 43세의 남자 환자다. 관심의 초점은 이 질병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신종 전염병인지, 추가 환자가 더 있는지, 임산부가 과연 특별한 위험군인지, 궁극적으로 질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등일 것이다.
우선 현재까지 나타난 자료만을 놓고 볼 때에는 이 질병이 공공보건을 위협하는 신종 전염병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환자들은 서로 역학적인 연관성이 없고 발생 시점이 2, 3월로 현재 2개월여가 경과하였으나 추가 환자가 없으며, 가족이나 의료진 등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 중에 집단 감염의 사례가 없다는 점 등으로 보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같이 강한 전파력을 가진 호흡기 전염병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추가 환자가 더 있는지는 이 증례의 정의(定義)를 분명히 한 후 전국적으로 증례를 수집하는 과정을 거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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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균이 확인되지 않는 폐렴의 경우 임상 양상, 방사선 소견, 미생물 검사 및 기타 검사 소견을 종합해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등 치료제를 투여하게 된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바이러스 등의 감염성 원인이 아니라 다른 자극이나 원인에 의한 간질성 폐렴의 가능성이다. 이는 추후 폐 조직의 병리검사나 추가 검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 결국 지금 이 상황에서는 유관 전문학회들이 수립하는 증례 정의를 토대로 전국적인 증례 확인 과정을 통하여 역학조사를 해야 하며 질병관리본부와 유관 전문가들이 함께 병리검사나 각종 특수 검사를 통해 원인 규명작업을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는 앞으로 몇 주 혹은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으나 이 과정에서 신종 전염병이니 괴질이니 하는 식으로 질병의 정체를 근거 없이 포장하는 것은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 이 질병의 원인과 정체는 전문적인 의학적 검증과정이 끝난 후에야 밝혀질 것이며, 그때까지는 차분하게 보건당국과 전문가의 설명을 믿고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스가 유행했을 때 실제 발생한 환자 수보다 공포와 걱정으로 치른 사회적 대가가 훨씬 더 컸던 사실을 기억하는 게 필요하다.
송재훈 성균관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대한감염학회 부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