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국내에서 인기를 끌던 원자재펀드의 수익률에도 덩달아 빨간불이 켜졌다.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원자재펀드는 달러 강세 전환에 따른 원자재값 폭락으로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원유부터 금은까지 원자재 줄줄이 하락세
최근 원자재 가격은 종류를 불문하고 하락세다. 2일 온스당 1556.70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국제 금 선물가격은 이후 계속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5일 1480.90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29일 온스당 48.5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국제 은 선물가격도 6일 35.28달러까지 내려왔으며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62달러(2.62%) 떨어진 배럴당 97.18달러로 마감했다. 이들 상품 가격은 현재 소폭 상승한 상태이지만 당분간 하락 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
원자재값 하락이 시작된 것은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한 데 따른 가격 부담, 차익실현 매물의 대거 출현 등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종료 우려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연기에 따른 달러 강세 전환도 원자재값 하락을 한층 부추겼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자재 시장으로 방향을 튼 국제 유동성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킨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상반기에 종료된다면 달러 강세 반전으로 이어질 것이며 연초 이후 강세를 보이던 원자재값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국제 경기 추이를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품 가격은 실물경제를 바탕으로 한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선진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등으로 국제 유동성은 아직 풍부해 국제원자재 가격의 장기 상승 추세는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자재 시장 및 펀드는 분산투자 차원의 수요가 꾸준하므로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