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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열의 통신원 수첩]“골프공 제구 쉽지 않네” 스몰츠 PGA 2부대회 꼴찌

입력 | 2011-05-02 03:00:00


미국프로야구 ‘1990년대의 팀’ 애틀랜타는 1995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비롯해 14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제구력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 체인지업의 대가 톰 글래빈, 강속구의 존 스몰츠(44·사진)가 마운드의 트로이카로 활약했다. 이 3명이 거둔 승수는 무려 873승이다.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상도 7차례 합작 수상했다.

재밌는 것은 셋은 원정 때마다 골프백을 챙겨 다녔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선 어림도 없는 일이다. 나란히 로 싱글 수준의 골프 실력을 자랑했다. 투수들은 대체로 타자들보다 골프를 더 잘 친다. 시간 활용이 용이하고 타자처럼 타격 폼이 몸에 배지 않아서다.

2009년 은퇴한 스몰츠는 지난달 29일 조지아 밸도스타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2부 격인 네이션와이드 투어 사우스조지아 클래식에 초청 선수로 참가했다. 종종 동반 플레이를 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스몰츠가 프로에 데뷔해도 괜찮을 것이다”며 실력을 인정했다. 하지만 스몰츠는 이틀 합계 27오버파로 컷오프 탈락은 물론이고 최하위를 기록했다. 스몰츠의 핸디캡은 2오버파다.

사실 골프를 즐기는 것과 투어 출전은 큰 차이를 보인다. 야구 선수들이 스윙이 비슷해 골프로 전향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투어 성공은 어렵다. 거의 티칭 프로에 그친다. 일본의 점보 오자키 정도가 야구 선수에서 골퍼로 전향해 성공한 케이스에 속한다. 스몰츠도 300야드를 가볍게 때리는 장타자다. 하지만 골프는 스윙이 전부가 아니다. 파로 막아내는 탁월한 쇼트게임 실력도 갖춰야 하고 심리적 부담감 등을 이겨내야 투어 선수로서 성공이 가능하다.

그동안 종목별 프로 선수 10명이 네이션와이드 투어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에는 프로풋볼의 전설적인 와이드리시버 제리 라이스가 참가했다. 결과는 모두 컷오프였다. 스몰츠를 포함해 10명 가운데 한 명도 주말 라운드를 치러본 선수가 없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게 바로 골프다.

―로스앤젤레스


문상열 기자 moonsytexa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