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위치추적 논란 “안 했다” 변명만
#2. 그래도 이슈는 남는다. 첫째, 27일 애플이 버그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을 제기한 측은 왜 정보를 저장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쓸 예정이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둘째, 애플은 사용자가 아닌 사용자 주변 기지국 위치 등을 수집했다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밝히고 사전 동의를 받았는지, 그리고 소비자가 통제할 수 있었는지 여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소비자가 아이폰 위치서비스 기능을 꺼도 위치정보가 개략적이나마 기록으로 남는다. 셋째, 애플도 인정한 것처럼 위치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이슈들은 조사가 진행되면 진위가 가려질 것이다. 애플코리아 직원이 트위터에 올린 것처럼 ‘차츰 사실이 밝혀지면 별것 아니네’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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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애플의 큰 실수는 그럼 무엇일까. 논란이 된 이슈들은 진위가 차츰 밝혀질 것이니 기다려 보자. 하지만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애플은 여론 대응과 관련해 큰 실수를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언론은 예외 없이 애플의 성의 없는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애플은 사과 없이 “위치 추적을 하지 않았다”며 ‘그들의 사실’만 주장하고, 정부와 소비자들이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걱정하는 ‘우리의 사실’에 대해 ‘별것 아닌 것 가지고…’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여론무시 태도 ‘뉴스거리’로
손꼽히는 경영사상가 램 차란은 “이제 기업이 외부의 이슈 제기를 무시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라면서 “여론에 법적 잣대로 대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애플코리아가 이런 상황에서 언론 보도를 놓고 자신들 입장에서 ‘뉴스거리가 아니다’를 따지고, 기자가 찍은 사무실 입구 사진에 대해 ‘법적 대응’ 운운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당연한 뉴스거리이고 개인 집안도 아닌 이슈가 된 기업의 입구를 찍는 것을 놓고 지금 애플이 따질 중요한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여론은 이슈가 된 사건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반응으로 악화되기 마련이다. 본사의 지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애플코리아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안타깝다. 기업은 시장 안에 있지만 시장은 사회 여론 속에 존재한다. 시장을 주도해온 애플의 여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씁쓸하다. 분명한 것은 애플의 태도는 ‘뉴스거리’가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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