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좌에 돈을 입금해 안심시킨 뒤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빼가려는 신종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수법이 등장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광주 북구에 사는 A(62, 여) 씨는 26일 오전 11시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은행 직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남편의 통장에서 누군가 돈을 찾으려다가 사라졌다. 수상해서 경찰에 신고했으니 경찰관을 바꿔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을 가장한 다른 남성은 "금융사건 수사를 위해 두 차례나 출석요구서를 보냈는데 왜 나오지 않느냐. 금융거래 확인을 위해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경찰관이 A씨의 남편인 척 하면서 "바로 전화를 걸겠다. 검사실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자 사기범 일당은 횡설수설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신용카드에서 현금 서비스를 받아 연결계좌로 입금시키는 방법으로 A씨를 안심시킨 뒤 계좌에 있는 2600만원을 모두 인출하려 한 것으로 보고 사기범들을 쫓고 있다.
A씨는 27일 "남편을 끌어들여 겁을 주거나 '어이 김 형사'라고 말하는 등 현장음이 너무 감쪽같았다"며 "7~8명의 남녀가 잇따라 전화해 치밀하게 움직이는데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누구라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