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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주가 상승 종목? ‘수출-차별화’ 코드를 읽어라

입력 | 2011-04-26 03:00:00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수십 년을 주식시장에 몸담고 있어도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지나봐야 정확히 아는 경우가 많았다. 시장의 열기 속에 거품론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지만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시장 전체의 주가수익비율(PER) 11배, 주가순자산배율(PBR) 1.5배를 거품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지금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어쩌면 시장을 예단하는 것보다는 시장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잘 청취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장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우리 귀에 속삭이고 있다.

첫째로 시장은 시세의 핵심이 ‘수출’에 있음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수출주의 독주는 이번 경기의 본질을 잘 얘기해준다. 1분기 수출증가분 30%에다 이달 중하순까지 20%가 넘는 수출 모멘텀을 보면 이번 장은 수출이 주가를 설명하는 과정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러다가 수출기업의 실적이 영원할 것이란 착각 속에 주가가 더 폭등하고 결국 감당할 수 없는 후유증과 파국을 겪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둘째, 시장은 ‘중국 경제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가령 유화업종의 호황은 중국의 왕성한 수요와 함께 공급의 제한성에 기인한다. 생산자들은 지금 당장 공장을 지어 넘쳐나는 중국수요에 대응할 수가 없다. 조선이나 철강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 동일본 대지진은 공급부족이라는 호재에 불을 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상승 국면에서는 정보기술(IT)보다는 구 경제산업이 유리할 수 있다. IT와 달리 소재업종은 굴뚝을 세우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셋째로 시장은 이번 장의 핵심 콘셉트를 ‘차별화’로 잡고 있다. 자동차가 대표적 사례인데 이는 글로벌 시장 지위에 변화가 있는 기업들에 해당된다. 최근엔 부품업종까지 가세하고 있다.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변화는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과 적절한 설비투자와 더불어 그 재화가 출하될 즈음 나타난 강력한 글로벌 수요가 주원인이 됐고 환율의 저평가라는 운까지 따랐다. 이상은 최근 ‘Mr. 마켓’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그 신호의 매우 일관되고 정제된 키워드는 역시 ‘수출’과 ‘차별화’다. 주가가 오른 만큼 실적도 늘어나 크게 오른 주가가 정당화되는 전형적인 실적장세의 패턴이다. 물론 종목별로 일부 거품이 형성되는 단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종목 중심의 판단이 필요하다. 믿을 것은 오직 실적이고 기업가치이기 때문이다. 새롬기술의 사례를 보면 실적이 없는 성장주의 신기루가 얼마나 허황된지 알 수 있다. 1999년 8월 2575원에서 2000년 3월 약 40만 원 수준까지 새롬기술은 불과 몇 개월 만에 약 155배가 올랐다가 이후 100분의 1토막이 나며 거품처럼 사라졌다. 다행히 지금은 수출기업 전반에 아직 실적이란 재료가 뒷받침되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