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준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전립샘암 로봇수술을 준비하는 모습.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 형광내시경으로 폐암 조기 발견
폐암은 한국 남성이 65세 이후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담배와 유전적 요인에 의해 정상세포가 손상된다. 진단 후 5년 이내에 86%가 숨진다.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조기 진단이 힘들기 때문이다. 폐암은 뚜렷한 초기 증세가 없어 80∼90%는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조기진단율이 높아지면 생존율도 높아지므로 결국 조기진단이 최선의 방법이다.
이상엽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형광내시경을 이용하면 의료진이 모니터를 통해 기관지 점막의 암 조직 유무를 확인하고 정밀 조직검사로 확진할 수 있어 정확하고 신속하다”고 소개했다. 종전에는 폐암으로 처음 병원을 찾은 환자의 20% 정도만 수술이 가능했다. 나머지는 완치가 불가능하고 진행 속도만 늦출 뿐이었다.
하지만 냉동수술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폐암이 많이 진행돼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도 치료할 수 있는 수술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수술은 아르곤과 헬륨가스를 매우 작은 치료침으로 암 조직에 투입해 세포를 급히 얼렸다가 해동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폐암 세포가 죽고 암 조직으로 가는 영양공급로인 혈관도 함께 파괴된다.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정상조직을 보존하면서 재발을 막는 점도 냉동수술의 특징이다. 폐 기능 저하로 폐를 절개하기 힘든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간암 역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간세포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진행 상태에 따라 절제 및 이식수술, 국소소작술, 간동맥 화학색전술, 방사선 요법, 항암요법 등 여러 방법을 활용한다.
최근에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법이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간암치료팀은 이 치료법을 국내에서 처음 도입했다. 간암 조직에 이르는 동맥에 얇은 관을 삽입한 뒤 방사성 동위원소를 직접 주입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암조직의 크기 위치 수와 관계없이 악성 종양에만 고용량의 방사성 동위원소가 작용하므로 정상 조직은 손상하지 않고 악성조직만 파괴한다.
치료 횟수가 1, 2회에 불과하고 1시간 내외 시술로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대장암으로 전이된 간암의 경우 생존율을 2배 이상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 로봇수술 등 첨단 전립샘암 치료법 주목
전립샘은 남성 방광 바로 아래에 있다. 요도를 둘러싼 호두알만 한 호르몬 기관이다. 지방이 많은 음식이 전립샘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밝혀져 있다. 한국 역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전립샘암의 발병률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 암도 초기 증상이 별로 없다. 암 세포가 상당히 자란 후 배뇨장애나 혈뇨가 나타난다. 간단한 피검사, 초음파검사, 직장에 손가락을 넣어 조사하는 직장수지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로봇수술 복강경수술 냉동수술 개복수술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이 중 로봇 수술이 최신 수술법이다.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지 않은 1, 2기의 환자에게 적용된다. 암 제거율이 높고, 수술 후 요실금과 같은 합병증이 개복 수술에 비해 적다.
천준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로봇수술 도입으로 전립샘암 주위의 정상 조직기관에 주는 손상을 줄이면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