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협노조, 전국축협노조, 전국사무연대농협중앙회지부 등 농협 관련 3개 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농협 이사회도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경영진에 금융전산망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줄 것을 촉구했다. 농협 사외이사인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은 “오늘 임시이사회에선 원인 규명을 포함한 중장기 대책을 논의했다”며 “회장 책임론은 원인이 규명된 뒤 다음 정기이사회에서 논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농협의 정기이사회는 27일이다.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27일 전에 나올 경우 정기이사회에 경영진 제재 안건이 올라갈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재관 농협 전무는 이사회에서 “정보기술(IT) 담당 총괄책임자인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편 검찰의 추가 수사 결과가 밝혀지면서 그동안 사태 수습 과정에서 농협의 거짓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4일 최 회장의 사과문 발표 후 농협 전산담당 관계자는 “노트북을 들여오거나 가지고 나갈 때는 반출입신고서를 쓰고 포맷까지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19일 브리핑에선 이 전무가 “노트북은 반입 시 보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게 돼 있다”며 “두세 종류의 암호를 입력해야 쓸 수 있어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특별한 잠금장치는 없어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농협에서 보안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사실을 감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자금융 감독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내부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