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아웃!
현대·기아차동차 파워트레인소음진동팀 연구원들이 청음실에서 친환경차량에 적용하기 위한 가상 엔진 사운드를 들어보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원선희 연구원, 임윤수 책임연구원, 류상익 책임연구원, 윤태건 연구원, 강구태 팀장, 유동규 책임연구원.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한겨울의 대관령에 밤새 차를 세워 둔다. 새벽 5시에 가서 시동을 건다. 소음을 줄이기 위한 각종 실험을 한다. 손가락과 발가락에 동상이 걸릴 정도로 춥다. 실험을 마치고 따뜻한 국밥을 먹으며 토론을 한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시끄러워지는 디젤 자동차의 소음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현대·기아차 소음진동팀 연구원들은 겨울이면 영하 15∼20도의 산속을 찾아다닌다. 한번은 스위스의 해발 2000m, 영하 20도 고지에서 실험을 하다가 같은 실험을 하던 독일 아우디의 엔지니어들을 만난 적도 있다.
15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의 파워트레인소음진동팀을 만났다. 강구태 팀장(이사)은 “소음을 줄이는 건 공학의 영역이지만 사람은 차 안에서는 소리를 가슴으로 느끼기 때문에 감성적인 영역을 공학적인 영역으로 바꿔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 소음 줄이기에서 좋은 소리 만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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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 전부터는 소음진동팀에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강 팀장은 “기술의 발달로 소음은 원하는 만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이제는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음질 개발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흡기음과 배기음을 조절해 듣기 좋은 엔진 소리를 만들어야 하고 귀에 거슬리지 않는 깜빡이 소리를 적용해야 하며 차의 창문을 열고 닫는 소리도 듣기 좋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소음을 줄이는 일이 아니어서 청감이 좋은 연구원을 필요로 한다. 또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고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과 같이 소리와 제품이 동일시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고민해야 한다. 강 팀장은 “현대차는 정숙성에, 기아차는 경쾌한 가속에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 전기자동차의 사운드도 연구 대상
연구소 한쪽에는 수억원 대에 이르는 음향장치로 가득한 청음실이 있다. 여기서는 자동차 내부의 소음을 녹음해 서라운드 7.1채널 사운드로 들어보고 개선점을 찾는 연구가 진행된다. 임윤수 책임연구원은 “되도록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 습관적으로 귀마개를 하는 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라고 말했다.
전기자동차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소음이 없어서 소음을 추가해야 하는 연구도 소음진동팀의 몫이다. 수소연료전지차의 가상음원을 제작한 윤태건 연구원은 “관현악기, 신시사이저 등 여러 악기와 새소리, 물소리, 천둥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를 분석해서 주파수를 맞추고 템포를 조절하고 엔진 효과를 주었다”며 “음악적인 이해가 부족해 제작과 공부를 동시에 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북소리에서 엔진과 유사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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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