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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스토어]‘토리버치’ 청담동 매장

입력 | 2011-04-15 03:00:00

발레슈즈처럼 편안한 리바슈즈의 유혹




청담동의 토리버치 한국 플래그십 스토어. 토리버치의 대표색상인 오렌지색과 ‘더블T’ 문양이 인상적이다.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서울 강남구 청담동 ‘토리버치’ 매장은 3m는 족히 넘을 듯한 거대한 오렌지색 대문이 반긴다. 1, 2층이 훤히 뚫린 통유리에 금빛 테두리도 경쾌하다.

미국 사교계 최고의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토리 버치가 2004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출범한 브랜드 ‘토리버치’의 한국 플래그십 스토어다. 버치는 미국 필라델피아 상류사회 출신으로 화려한 미모에 스타일리시한 감각 덕분에 일거수일투족이 뉴스가 될 만큼 스스로가 셀러브리티이다. 그가 2004년 2월 뉴욕 엘리자베스 가에 첫 부티크를 오픈한 날, 상류사회 인사들과 패션계 거물들로 매장은 가득 차고 가게 안 물건이 거의 품절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토리버치는 현재 의류뿐 아니라 핸드백, 슈즈, 액세서리, 선글라스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600여 개 매장에서 연간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제 7년밖에 안 된 젊은 브랜드이지만 빠른 속도로 패셔니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명품 반열에 오른 것.

청담동 매장의 오렌지색 문은 엘리자베스 가의 첫 부티크에서 따왔다. 매장 안 곳곳에서도 미국 상류사회의 품격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다.

 

1, 2층 총 330m²(약 100평)의 매장은 여유롭게 쇼핑하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리바 슈즈’(사진)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버치가 자신의 어머니 ‘리바’에서 이름을 따온 이 구두는 마치 발레슈즈처럼 편안하면서도 시크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아이템이다. 더블T 로고와 원형 버클 장식. 부드럽게 구부러지는 고무 밑창, 편안한 낮은 굽, 신축성 있게 처리된 뒤꿈치 부분이 발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 제품은 골드 실버 블랙 등 기본 색상 외에도 이번 시즌에는 퓨터(pewter) 컬러 등 매 시즌 약간씩 변주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도 스틸레토힐, 청키힐, 로퍼, 웨지힐 등 다양한 형태와 색상의 구두가 눈을 즐겁게 한다. ‘샐리’라 불리는 웨지힐과 ‘에이미’라는 이름의 미드힐 펌프스도 인기 상품. 여름 상품으로 나온 ‘샐리2’란 이름의 오픈토 펌프스도 산뜻하다. 올 시즌 유행한다는 애시드 컬러의 ‘젤리 리버’는 보기만 해도 가볍고 시원하다.

매장 곳곳에는 버치가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이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인테리어 작가 데이비드 힉스의 작품들, 버치 부모의 어렸을 때 사진들도 볼거리이다.

가방도 다양하다. 3월 초 입고된 ‘엘라 토트’는 800개가 3주 만에 완전히 매진돼 기자가 들른 11일에는 아예 제품을 볼 수 없었다. 이 가방은 가벼우면서도 세련되고 ‘더블T’ 로고가 포인트다. 매장 관계자는 “엘라 토트는 전 세계 토리버치 매장 중 청담동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며 “대기자가 많아 1000단위로 새 주문을 넣었다”고 귀띔했다.

토리버치 매장에 와서는 꼭 2층도 들러야 한다. 라이브러리에는 전 세계 곳곳에서 모은 패션, 스타일, 디자인 서적들이 가득하다. 오렌지색 서재에 담긴 형형색색 거대한 책자들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영감을 듬뿍 받을 듯하다. 고객들에게 책을 대여해 주기도 한다.

서재를 지나면 거대한 벽난로가 있는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거실이 나온다. 뉴욕 상류층 ‘부잣집 친구네’ 거실이 이럴까. 봄 햇빛 찬란한 오후 청담동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 봐야 할 공간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