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후 첫 비상총회… ‘실패 인정’ 안건 부결 徐총장, 교수협 ‘혁신비상위 구성’ 요구 수용
KAIST 학부 학생들은 13일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이래 첫 비상학생총회를 열고 서남표 총장의 개혁 정책을 실패로 낙인찍으려는 시도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서 총장은 이날 KAIST 교수협의회가 요구한 ‘혁신비상위원회’ 구성을 받아들여 학내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가기로 했다.
학부생들은 이날 오후 학부총학생회가 소집한 비상총회에 상정된 4개의 안건 가운데 △학교정책 결정 과정에 학생 대표들의 참여와 의결권 보장을 제도화 △학생사회 통합 요구안 이행 △차기 총장 선출 시 학생 투표권 보장 요구는 모두 통과시켰다. 하지만 ‘서 총장과 학교 당국의 경쟁 위주의 제도 개혁을 실패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안건에서는 투표에 참여한 852명 가운데 찬성 416명, 반대 317명, 기권 119명으로 부결시켰다.
이에 앞서 서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대전 유성구 대학로 KAIST 본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살 예방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 15명)가 지난달 31일부터 가동 중이지만 KAIST 구성원 전체가 총체적 위기에 대한 현실 인식(새로운 기구 구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혁신비상위원회 구성 요구를 받아들였다.
한편 서 총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알아서 판단할 일이며 청와대가 개입하거나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서 총장의 개혁 마인드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며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스스로 인정하고 개선하면 되지 마치 마녀 사냥하듯 몰고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