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검역현장. 임우선 기자
이날 일본산 수산물을 실은 화물선은 인천 앞 바다의 짙은 해무(海霧) 때문에 배를 부두에 접안하지 못했지만 검사원 직원들은 대신 전날 수입된 생선으로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과정을 보여줬다.
직원들이 안내한 곳은 인천시 중구 항동7가 ㈜대인 보세창고. 보세창고란 항구에 도착한 수입 수산물들이 검역 검사를 마치기 전까지 시장에 풀리지 않고 대기하는 곳이다. 비행기 격납고 같이 생긴 창고 안에는 어린이 수영장만한 크기의 수족관이 10개 정도 마련돼 있었다. 살아있는 생선들은 각 칸에 나눠져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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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직원들은 이렇게 넘겨받은 생선을 살만 약 1㎏정도 발라낸 뒤 이를 믹서기에 갈아 시료 용기에 채워 넣었다. 이 시료 용기는 다시 사람 몸집보다 큰 감마선 분광기 안에 넣어졌다.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와 세슘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였다. 연구원에 1대 뿐인 귀한 장비로 한 대에 1억5000만 원이 넘는다.
검사원의 이홍동 검역관은 "보통 검사 1건당 분광기 측정 시간이 1만초(약 3시간) 정도 걸린다"며 "이런 방식으로 일본산 수산물은 모든 수입물량을 매번, 국내산과 태평양산 주요 생선은 주1회 간격으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사원은 3월 14일 이후 지금까지 가자미, 대게, 고등어, 오징어 등 주요 어종 371건을 검사했는데 방사능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면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보다 54%나 줄어든 상태다. 이날 방사능 검사 현장을 둘러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앞으로 어획지별, 품종별로 더욱 다양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비가 그친 8일부터 전국 농산물에 대한 방사능 특별 검사에 착수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금치, 깻잎, 배추 등 땅에 노출돼 자라는 잎이 넓은 채소 40건이 중점 검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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