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도 외식비도 구두수선비까지… ‘기대 인플레’로 서비스요금 줄줄이 뛴다
#2 대학생이 많이 찾는 서울 신촌의 한 미용실 역시 최근 남성 이발요금을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발에 필요한 전기요금, 비누가격이 2∼5% 올랐지만 전체 요금은 25%나 인상했다. 미용실 주인은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하는데 뒤늦게 가격을 올리면 손해를 볼 수 있어 미리 가격을 올렸다”며 “나중에 재료값이 추가로 올라도 매번 가격을 올리긴 어려운 만큼 주변 미용실의 가격을 보고 손님을 뺏기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올렸다”고 말했다. 》
연초부터 국제유가와 농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시작된 공산품과 농수산품의 물가상승 행진이 인플레 기대심리를 촉발하면서 개인 서비스요금까지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농수산물 가격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앞으로 물가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요금을 올려 물가상승 국면이 장기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4월부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 예상과 달리 소비자물가는 올 하반기에 5% 이상 계속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업이나 자영업자가 제품가격과 서비스요금을 결정할 때 큰 영향을 미치는 기대물가상승률은 3월 들어 3.9%로 상승해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전기료와 난방비 등 공공요금 가격인상을 억누르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낮은데도 인플레 기대심리로 가격을 올리는 곳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공급이 확대되면 가격이 떨어지는 석유나 농산물과 달리 개인서비스 요금은 한 번 오르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서민 생활비를 끌어올리면서 임금 인상 압력을 높인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올해 임금인상률을 9.4% 이상으로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임금 인상까지 본격화하면 고물가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