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건 어머니의 편지”
‘10년 후 한국을 빛낼 100인’이 밝힌 부모의 역할은 미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어떤 가정교육이 필요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 까막눈 어머니가 보낸 편지
‘100인’을 길러낸 어머니들의 상당수는 가르치기보다 보여주는 데 힘썼고 지식보다 가치를 우선해 가르쳤다. 김빛내리 서울대 중견석좌교수는 “책을 항상 가까이하신 어머니 덕분에 어려서부터 독서와 배움을 좋아하게 된 것이 연구자의 기본 소양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시골에서 하루 종일 일만 하는 어머니의 근면 성실과 아들에 대한 믿음 덕분에 오늘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어머니에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절제와 배려’를,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지극한 정성’을 배웠다.
이국종 아주대 의대 부교수는 어머니의 단호함을 기억했다. “어머니께서 항상 강조하셨다. 남자는 밖에서 최선을 다해 직장생활을 해야 하고 그렇게 자신의 몸을 부숴가며 하루하루 지내다가 세상을 떠나가는 것이 숙명이다.”
○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배우다
상당수 100인은 하던 일이 막다른 골목에 부닥쳤을 때 의지하는 대상으로 ‘아버지’를 꼽았다. 특히 100인 중 아버지와 같은 직업을 택한 이들은 아버지의 그림자를 밟으며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서울대 섬유공학과 교수였던 부친 이재곤 교수를 떠올렸다. 이 수석이 1994년 모교 교수로 부임했을 때 의대를 제외하고 서울대의 유일한 부자(父子) 교수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부친은 이듬해 암으로 별세했다. 이 수석은 “어려울 때마다 아버지가 주신 삶의 지침을 떠올린다”고 고백했다.
‘부자’ 배우로 유명한 하정우 씨 역시 어려울 때 의지하는 기둥으로 아버지를 꼽았고, 김기문 포스텍 화학과·첨단재료과학부 교수는 “힘내라”는 아버지의 육성이 어려울 때마다 자신을 일으켜 세웠다고 밝혔다.
<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