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신라호텔 ‘캠핑&바비큐 존’ 가보니
해질 무렵 제주 서귀포시 제주신라호텔의 ‘캠핑&바비큐 존’ 전경. 지난해 11월 개장한 이 캠핑장을 찾는 여행객들은 호텔이 준비한 텐트와 바비큐 용품 등을 사용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제주신라호텔 제공
○ 제주도 푸른 밤…낭만은 흐르고
17일 제주신라호텔 캠핑장에 들어서자 최성원이 부른 ‘제주도의 푸른 밤’이 입에서 절로 흘러나왔다. 캠핑장이 있는 곳은 호텔 ‘숨비공원’ 안. 하얀색 요트가 석양에 반짝이며 파란 제주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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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기 광명시에서 제주신라호텔의 캠핑장을 찾은 장문혁(54·오른쪽), 김인순 씨(48·여·왼쪽) 부부가 바비큐 요리를 하며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직접 바비큐를 해 먹거나 캠핑장에 있는 조리장에게 요리를 부탁할 수도 있다.
텐트 안도 아늑한 분위기였다. 텐트는 잠을 잘 수 있는 곳과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잠을 잘 수 있는 곳은 4인용으로 전기장판이 깔려 있고, 그 바깥에는 4인용 나무 식탁이 놓여 있다. 식탁 위에는 ‘빨강머리 앤’이 봄맞이 소풍을 갈 때 들었을 것 같은 바구니가 있었다. 안에는 그릇과 물 티슈 등이 담겨 있고, 물과 컵라면, 과일도 준비돼 있다. 텐트 안에 설치된 휴대용 램프 2개와 스탠딩 조명 1개는 노란색 빛을 내며 어둠을 밀어냈다. 이날 캠핑장에서 만난 장문혁(54), 김인순 씨(48·여) 부부는 “대학에 들어간 딸이 장학금을 받아 여행을 보내줬다”며 “분위기는 물론이고 모든 게 다 준비돼 있어 번거롭지 않다.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 몸만 와서 분위기만 즐기면 OK
분위기를 살려주는 장치들도 곳곳에 숨어 있다. 누구나 장작 잘 패고 손쉽게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서는 부랴부랴 번개탄 구해 와 연기 풀풀 내면서 불 지피다 폼 상하는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툴게 고기 굽다 새카맣게 태울 일도 없다. 조리장 6명과 스태프 10여명이 항시 대기하며 여행자들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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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결혼기념일 맞아 캠핑장을 찾은 이호욱 씨(38·왼쪽) 가족이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다. 이 씨는 “어린 아이들이 있어 캠프는 엄두도 못 냈는데 이 곳에는 모든 장비가 다 갖춰져 있어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들 때문에 캠핑을 망설였다면 그런 걱정도 잠시 놔둘 수 있다. 호텔 안에 있는 어린이집 ‘키즈 아일랜드’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짐보리’에 아이를 맡기면 부부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키즈 아일랜드에는 레저전문직원 G.A.O.은 물론, 일본에서 들여온 2500만 원 정도의 ‘포뮬러 원(F1) 시뮬레이터’ 게임기 등도 있어 서운하겠지만 놀이에 빠진 아이들이 엄마를 찾지 않는다. 실제로 이날 결혼기념일을 맞아 가족과 캠핑장을 찾은 이호욱 씨(38·서울 강동구)는 “아이들이 세 살, 네 살이라 캠핑은 엄두도 못 냈는데 이곳은 용품부터 아이들 돌보는 것까지 챙겨줘 오로지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 패키지로 잠은 호텔에서
그러니 인기도 좋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22개 동이 거의 다 찬다. 꽃샘추위가 몰아친 이날도 20개 동에 손님이 들었다.
제주신라호텔 조리장이 캠핑장에서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캠핑장에는 6명의 조리장과 10여 명의 스텝들이 여행객들을 돕는다. 제주신라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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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