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에는 불교의 불상과 유교나 신도(神道)의 신주를 향해 절하는 것을 우상숭배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최근 일본 지진과 관련해 “일본 국민이 신앙적으로 볼 때는 너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가기 때문에 하나님의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길자연 대표회장 목사는 얼마 전 국가조찬기도회에서 “(한민족은) 지난 반만년 동안 우상숭배의 죄 속에 있었으나 하나님이 구원해주셨다”고 기도했다.
▷일본인은 신사에서 태어나 교회에서 결혼하고 절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신교(多神敎)’의 삶을 산다. 어린이가 태어나면 신사에 가서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기원하고 결혼식은 교회에서 하고 사망하면 절에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식이다.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로 나간다’는 조 목사의 말은 이런 종교관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상숭배 금지의 정신은 어떤 종교를 가졌는지에 상관없이 거짓과 탐욕을 버리는 생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광고 로드중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