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일 ‘경북 정체성 세미나’
영남대에서 최근 열린 경북 정체성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한중일 학자들은 “신라 풍류 등 정신적 가치를 경북지역 경쟁력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이 일본 오사카 공공철학공동연구소 김태창 소장.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김 소장은 최근 영남대에서 열린 ‘경북 정체성(正體性) 모색을 위한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경북의 정신이자 한국의 정신, 나아가 세계의 정신으로서 풍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문화가 외국으로 확산되는 한류도 풍류와 연결될 때 훨씬 생명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풍류는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이 유교와 불교, 도교를 포용하고 조화하기 위해 제시한 사상으로 신라 화랑정신과 연결된다.
경북의 뿌리와 정신을 확인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지역의 전통에서 자긍심을 찾고 이를 널리 확산시켜 새로운 자산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지역 정체성에 대해 문화산업의 경쟁력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원재 한국국학진흥원 연구부장은 “가령 신라인의 이야기를 디지털 콘텐츠로 가공하는 것처럼 전통을 계승하는 방식도 시대에 맞게 해나가면 문화산업 측면에서 큰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동건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이사장은 “일본의 유명한 ‘교토포럼’처럼 경북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하는 ‘경북포럼’ 같은 기구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경북의 ‘도격(道格)’을 높이면 넓게는 ‘국격(國格)’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경북선비사관학교와 신화랑풍류체험벨트 등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경북도 김상준 미래전략사업단장은 “경북의 정체성이 지역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정책적 기반을 다양하게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