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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장자연 친필 추정 편지 23장 압수

입력 | 2011-03-10 03:00:00

경찰, 감방 수색… 국과수에 필적감정 의뢰전씨에 프로파일러 보내 주장의 진위 분석




2009년 3월 자살한 연기자 장자연 씨와 수백 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하는 전모 씨(31)가 수감된 감방에서 장 씨의 친필로 추정되는 편지가 발견돼 경찰이 진위 확인에 나섰다.

경기지방경찰청과 분당경찰서는 9일 전 씨가 수감된 광주교도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편지 23장과 편지봉투 20여 개, 복사본 신문 스크랩 70여 장, 우편물 수발대장 등 박스 2개 분량의 자료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은 전 씨가 수감된 방과 감방 내 개인소지품 보관함, 영치물품 창고에 대해 이뤄졌다. 경찰은 이 가운데 장 씨가 직접 써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와 편지봉투는 곧바로 밀봉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 보내 필적 감정과 지문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확보했던 장 씨의 친필 문건 3개, 전 씨의 친필 문건 3개를 이날 압수한 편지와 함께 보내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며 “통상 2주가 걸리지만 5∼7일이면 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압수한 편지는 전 씨가 장 씨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수기(手記)로 작성돼 있다”며 “편지봉투 20여 개 가운데 3, 4개 정도만 우체국 소인이 있다”고 말했다.

신문 스크랩은 대부분 장 씨 사건과 관련한 내용들로 기사 상당수에 형광펜으로 표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전 씨가 교도소에서 우편으로 편지를 받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편지봉투 발신지 및 우체국 소인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압수하자마자 압수물품함에 넣고 밀봉해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이 진행되는 동안 압수한 신문스크랩과 전 씨가 장 씨 사건 재판부인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탄원서 형식으로 제출했던 50여 통의 편지사본을 비교 분석해 인용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이날 프로파일러(범죄심리관) 1명을 광주교도소로 보내 전 씨를 상대로 심리상태 및 전 씨 주장의 진위를 분석했다. 이와 함께 2009년 당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이명균 삼척경찰서장 등을 불러 이번 조사에 참여시켰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 이 편지가 장 씨의 친필로 확인되면 편지 내용에 대한 사실을 확인한 뒤 재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전 씨가 보낸 탄원서에 적혀 있는 장 씨 주민등록번호가 실제 번호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2009년 수사 당시 장 씨와 전 씨가 일면식도 없는 만큼 수사 가치가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 씨가 장 씨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명된 만큼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