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점포에는 ‘우리 지역 우수농가 직거래 장터’라는 푯말이 붙어 있다. 바로 한 씨가 납품하는 별도의 상추 코너다. 지난해 이마트에서 50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린 한 씨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3배가량 많은 60상자를 매일 납품해 1억5000만 원가량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중간 유통단계 확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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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농산물 유통구조는 무척 복잡하다.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산지 유통인, 도매상, 중도매인, 대형마트 물류센터 등을 거쳐 매장에 진열되고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전남 나주에서 생산된 상추가 산지 유통인과 도매상을 거쳐 경기 여주나 대구에 있는 이마트 물류센터까지 옮겨진 뒤 하루 이틀 지나 다시 광주나 목포 매장으로 배송되는 식이다.
하지만 로컬푸드는 당일 새벽에 수확한 채소를 생산자가 직접 해당 지역 매장에 진열 판매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단계를 크게 줄여 물류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소비자 가격은 10∼30% 낮아지면서 농가도 10% 이상 추가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한 씨는 “상추 농사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가격과 수요가 매번 큰 폭으로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의 도박하는 심정으로 농사를 지어야 했다”며 “이마트 로컬푸드에 참여하면서 판로 걱정이 없어져 무농약 수경 기술 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로컬푸드는 세계적인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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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광주 서구 화정동 이마트 광주점에서 ‘로컬푸드’ 상추를 고르는 고객에게 생산 농민 한국철 씨(왼쪽)가 직접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로컬푸드는 환경친화적이기도 하다. 충남 천안에서 생산한 오이 1kg을 이마트 천안점에서 팔기 위해 기존 시스템으로 유통하면 300km 이상 이동해야 한다. 이때 최소 40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하지만 로컬푸드 방식은 이동거리가 20km에 불과하고 온실가스도 3g 미만이 배출된다.
아직은 로컬푸드가 전체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다. 현재 전체 이마트 135개 점포 중 21개 점포가 로컬푸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들 점포에서는 로컬푸드가 채소 매출의 10∼15%를 차지한다. 이마트 곽대환 과장은 “기존의 광주 대구 충청권, 지난달 영남권에 이어 올해 강원권에도 로컬푸드를 도입할 방침”이라며 “품목도 감자 대파 양상추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는 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로컬푸드를 농민에게 권하고 있다. 한 씨는 “대형마트에서 요구하는 무농약 등 품질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워 이를 맞춰 재배하려면 공부를 많이 하고 공을 들여야 한다”며 “하지만 로컬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훨씬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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