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경제부 기자
이에 따라 외환은행 주주들과 금융권에서는 주당 ‘850원’ 배당을 점쳐왔다. ‘고배당’ 논란이 불거지면서 금융당국의 심기도 불편해졌다. 만일 연말 배당금이 주당 850원으로 결정되면 론스타에 대한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주당 1085원으로,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이 66.3%로 올라가게 된다. 외환은행의 평균적인 배당성향인 40∼50%를 넘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순익의 30%를 배당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점을 들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850원을 배당했다가는 고배당 논란을 피해가기 힘들 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심기까지 건드릴 수 있는 셈이다.
론스타는 배당금 규모를 낮추더라도 하나금융이 차액을 보전하기로 약속해 어느 쪽이든 손해 볼 것이 없다. 정작 머리가 아픈 쪽은 하나금융이다. 곧 ‘한 식구’가 될 외환은행과 하나금융 중 어느 주머니에서 돈이 나갈 것인지의 문제가 되다 보니 셈법이 간단치 않다.
광고 로드중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회사채와 신주상장으로 조달한 하나금융의 인수비용과 외환은행의 배당 가능이익과는 자금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수비용 조달로 재무건전성 유지가 다소 힘들어진 하나금융보다 외환은행이 여유가 있는 편이기도 하다. 하나금융 일각에서 여유가 있는 외환은행에서 배당액이 나가는 게 낫지 않으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은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5% 이상으로 고배당을 하더라도 건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가이드라인은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인 만큼 특수한 상황에서의 배당이라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윤정 경제부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