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오너’에 조직 안정… ‘통 큰 투자’ 활기
1년 11개월여의 공백을 깨고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이 그룹 재경 담당 임원들과 공식 대면한 첫 자리였다. 그동안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던 이날의 분위기를 전한 삼성의 한 임원은 “외부에서는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우왕좌왕하던 삼성이 얼마나 ‘이건희 리더십’을 갈망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폭로에 따른 특검 수사 결과에 책임을 지고 2008년 4월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가 지난해 3월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돌아왔다. 이 회장이 돌아온 삼성. 약 1년간 삼성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 이 회장 복귀 후 ‘통 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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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임원은 “회장님이 없는 동안 사업을 추진해도 ‘이게 과연 맞는 방향인가’란 불안감이 팽배했는데, 이젠 자신감과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해 9월 독일 가전 전시회인 IFA 기자간담회 때 ‘이 회장이 복귀한 후 무엇이 달라졌느냐’란 질문에 “주인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의 퍼포먼스 차이는 크다. 전문경영인이 감행하기 어려운 대형 투자를 회장님이 신속히 결정해 주시기 때문에 삼성에 활기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 바이오제약 등 5대 신수종 사업에 2020년까지 2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고용효과 4만4810명)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엔 사상 최대 규모인 43조 원(전년 대비 18% 증가)을 투자하기로 했다.
○ 삼성, 소통하는 젊은 회사 되나
외국 언론과 경쟁회사들은 40여 년간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빠른 추종자)’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본다. 이 전략의 중심에는 늘 시대를 앞서가는 화두(話頭)를 던져온 이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이 있었다.
그러나 이 오너십이 오히려 삼성의 창조경영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삼성이 개인보다는 ‘톱다운’ 방식의 조직 위주로 움직였기 때문에 창조성 측면에서는 취약한 부분이 있었다”며 “핵심적 의사 결정에 젊고 창조적인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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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안팎에선 최근 의욕적으로 뛰어든 신수종 사업도 삼성의 ‘젊은 미래’, 즉 3세 경영체제와 관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5대 신수종 사업의 일부를 담당하는 헬스케어 전담팀의 사업보고를 수시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