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력한 친위대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모두 정규군과 정권 유지의 첨병인 친위대 성격의 군사기구를 두고 있었다. 튀니지에는 전국적으로 1만2000명의 국민방위군이, 이집트는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중앙보안대(CSF·35만 명)가 내무부 산하에 있었다. 그러나 두 나라의 친위대는 정규군이 국민 쪽으로 등을 돌리자 그 거대한 힘 앞에 쉽게 압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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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끈한 부족애
리비아 사회를 이집트 튀니지와 결정적으로 다르게 만드는 것은 부족 간 역학관계다. 32여단이나 대통령경호대는 모두 카다피 원수의 부족인 카다파 출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카다파가 상대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카다피 원수는 1969년 쿠데타 이후 인구 100만 명을 넘는 리비아 최대 부족인 와팔라, 그리고 다음 가는 부족 마가리하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 카다파와 와팔라의 관계는 ‘혈맹’이라고 불릴 정도다.
이들 부족은 모두 리비아를 동서로 나누는 시드라 만 서쪽의 연안과 중부에서 발원했다. 반정부세력이 장악한 시드라 만 동쪽 지역의 부족과는 전통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이들 세 부족민이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 몰려 있다. 비록 지난달 21일 와팔라 원로그룹과 마가리하 일부 세력이 카다피 원수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들 부족 전체가 카다피 원수에게 등을 돌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카다피 원수의 학정과 시민학살에도 불구하고 카다피 체제하에서 이권과 기득권을 누려온 전체 인구의 5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이들 세 부족 출신의 주민들은 반정부시위대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