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축구기자 제언응원의 대중화
축구 관련업계에 종사하지는 않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과 술자리가 최근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도중 ‘K리그 경기장을 안 가는 이유’가 화두가 됐다. 이날 쏟아진 많은 의견 가운데 공통적으로 지적된 내용이 서포터와 일반 축구팬의 괴리감이었다.
A씨는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해 친구들과 축구장에 갔다. 좀 더 열기를 느끼고 싶어 골대 뒤로 갔는데 서포터들이 왜 왔냐는 식으로 쳐다봤다. 다른 편도 아니고 같은 편을 응원하는데 노골적으로 따돌리는 분위기가 느껴져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B씨는 “조카와 함께 갔는데 90분 내내 욕설이 끊이지 않아 민망했다”고 털어놨다. K리그 모 구단 서포터 회장은 “남성적으로 강경하게 응원하는 문화가 팀에 더 충성심이 있는 것 같은 분위기로 흘렀던 것도 일부 사실이다. 같은 서포터끼리도 강성이 아니면 소외감을 느끼는데 일반인들은 오죽하겠느냐. 2002한일월드컵 이후 열기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 점도 이런 탓이 크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서포터 중심의 응원 문화를 대중으로 확산시키는 게 과연 서포터들의 몫인지에 대해서는 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모양이다. 꼭 어느 쪽이 옳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서포터가 일반 팬들을 배척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수원 삼성 서포터 그랑블루를 눈여겨볼만하다. 그랑블루는 작년부터 응원의 대중화를 모토로 삼고 있다. 올해는 일반인들도 쉽게 응원가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편곡작업까지 거쳤다. 그랑블루 김일두 회장은 “일반인들이 더 친근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