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지도가 재편되고 있다. 미국이 몰락하고 유럽이 장악했다.
독일 출신의 신예 마르틴 카이머(26)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마라나의 리츠칼튼 골프장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총상금 850만 달러) 최종일 결승에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에 3&2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새로운 골프황제가 됐다.
카이머는 경기 종료 뒤 발표된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8.36점을 받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8.16점)를 밀어내고 1위가 됐다. 지난 주 9위였던 도널드는 이번 대회 우승에 힘입어 3위(6.64점)까지 점프했고, 작년 US오픈 우승자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4위(6.44점)에 자리했다.
1~4위를 모두 유럽출신 선수들이 차지한 가운데 타이거 우즈는 5위(6.32점)까지 추락했다. 1위와 2점 이상 벌어져 당분간 추격이 쉽지 않다. 우즈에 이어 강력한 세계랭킹 1위 후보로 평가받던 필 미켈슨은 6위(6.23점)로 밀려났다. 유럽출신 선수들의 상위권 점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선수들도 세계랭킹을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8강까지 오른 양용은(39)은 2.70점을 받아 48위에서 43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최경주(41·SK텔레콤)는 2계단 오른 44위(2.64점)를 차지했다.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32위(3.18점)로 제자리를 지켰다.
한편 미국 선수들끼리 맞붙은 3~4위 전에서는 양용은을 눌렀던 매트 쿠차가 버바 왓슨을 2&1로 꺾어 3위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