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알기위해 수집 시작… 결국 중국인에게 돌려줄 것”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의 ‘Made in Popland’전과 연계해 방한한 중국 현대미술의 세계적 컬렉터 울리 지크 씨가 자신이 대여한 작품 앞에 서 있다. 그는 컬렉션을 할 때 에너 지와 창의성을 찾을 수 있는지, 역사적 맥락에서 자리매김할 만한 작품인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인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과천=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나는 컬렉터라기보다 연구자라고 생각한다. 연구대상이 중국이었기에 작품 수집도 중국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연구하는 통로로 삼아 시작했다. 합작사업에 이어 1980년대 말 중국대사(북한 포함)를 지내면서 중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고 다양한 작가를 접하는 ‘접근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중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보여주는 거울 같은 수집활동을 하고자 노력했다. 궁극적으로는 컬렉션을 중국인들에게 되돌려줄 생각이다.”
훌륭한 컬렉션은 돈만으로 이루기 힘든 목표임을 일깨우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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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지크 씨가 대여한 양사오빈의 ‘무제’. 팡뤼쥔, 웨민쥔과 더불어 비판적 리얼리즘에 앞장선 작가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왼쪽),지크컬렉션이 대여해준 쩡판즈의 대표작인 가면 시리즈 중 ‘무제’. 개성 없는 이 시대의 대중을 폭로하는 작품이다.(오른쪽)
“수집 초창기인 1990년대에는 중국 현대미술에 아무도 관심이 없어 내 취향을 넘어 책임감을 갖고 미술관 같은 체계적 컬렉션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내 소장품을 단순한 컬렉션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에서 자리매김할 작품을 모은 도큐먼트라고 부르고 싶다.”
이런 사명감은 1997년 중국현대미술상(CCAA)의 설립으로 발전했다. 미술시장이 작가들을 좌지우지하고 비평이 거의 부재하는 상황에서 어떤 것이 의미 있는 작품인지 논쟁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다음 행보는 중국 전통의 산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모은 기획전을 여는 것. “초기의 중국 현대미술이 정치적 억압에 저항하던 예술이라면 지금은 서구의 주류 미술에 융합되는 흐름이 드러난다. 중국이 세계 미술의 주류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지, 또 서구 미술의 환상에서 깨어나 전통으로 회귀해 새 출발을 할 것인지를 지켜보고 있다. 산수전을 통해서도 과거의 것을 다시 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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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터는 예술에 돈을 쓴다는 점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며 문화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컬렉션은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다른 사람이 혜택을 받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컬렉터의 새로운 역할 모델을 보여준 그의 믿음이다. 이윤 대신 의미를 위해 시작한 지크컬렉션이지만 경제적 가치도 천문학적 액수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중국미술에 대한 관심이 치솟으면서 작품당 100∼200달러 수준이던 작품이 1990년대 말 1000달러, 2000년대 들어 100만 달러까지 넘어섰기 때문이다.
남다른 안목과 수집철학으로 컬렉션을 예술로 승화시킨 지크 씨. 그가 초보 컬렉터에게 주는 조언은 간단하다.
“좋은 컬렉터가 되려면 직관력도 중요하지만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연구해야 한다. 남 얘기만 듣고 작품을 사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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