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만원 들여 43억 매출 ‘폭죽’
21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본죽 본사에서 ‘제2회 아이디어 공모전’ 심사가 열리고 있다. 본죽 제공
요즘 산업계에 홍수를 이루는 아이디어 공모전은 기업의 투자(상금) 대비 얼마나 큰 효용을 낳을까. 언제나 신선한 아이디어에 목마른 기업 입장에선 보석 같은 사업 발상을 얻을 수 있고, 공모전 지원자들은 경험과 경력을 쌓는다. 잘 다듬어진 아이디어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히트상품을 낳기도 한다. 본죽의 사례를 통해 ‘공모전의 경제학’을 살펴봤다.
○ 공모전으로 전체 매출 10% 끌어올려
지난해 본죽은 이 공모전에서 수상한 아이디어 중 불낙죽(대상)과 카레해물죽(입선)을 새 메뉴로 내놓았다. 수상작은 아니지만 공모전에 제출된 아이디어 중 하나인 쇠고기 미역죽도 제품으로 만들어 선보였다.
또 공모전과 새 메뉴 관련 기사가 언론에 85건 게재돼 회사 측은 3억4000만 원 정도(광고비 환산액 기준)의 홍보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본죽 관계자는 “매출 신장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가 공모전을 통해 젊게 바뀐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 공모전의 ‘윈윈’ 모델
불낙죽
최 씨는 “본죽 점포들을 방문해 관찰해 보니 30, 40대 주부층에 고객이 한정돼 있고, 아침시간 매출이 적게 나타났다”며 “그 주부들의 자녀인 청소년들의 영양가 있는 아침 죽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회 도서관에서 영양가 있는 식재료 자료를 찾다가 불고기와 낙지가 나왔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즌을 겨냥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의 ‘불낙(不落)’이란 조어를 착안했다. 그는 “공모전 수상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짜릿한 경험이라 미래의 도전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