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납치 자제”… 정부, 케냐서 선원 건강검진
지난해 10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석방된 금미305호가 15일 오후 2시 반(한국 시간) 케냐 몸바사 항에 입항했다. 해적 본거지인 소말리아 하라데레 항에서 석방된 지 6일 만이다.
김대근 선장(54)은 몸바사 항에 도착한 직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청해부대의 ‘아덴 만 여명작전’이 금미호 석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해군이 한국 선박 구출작전을 벌여 해적을 사살했다는 소식을 해적에게서 들었다”며 “이후 해적들은 자신들도 한국 해군의 작전 대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 선장은 “해적들은 금미호를 모선으로 삼아 해적질에 나서곤 했지만 이후에는 해적질을 했다가는 해군의 함포 사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추가 납치행위를 자제했다”고 전했다. 해적에게 몸값이나 식량, 기름값 명목으로 돈이 오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금미호가 낡아 해적질에 사용하기도 원활하지 않은 데다 몸값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이자 우리를 그냥 풀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미호는 석방된 뒤 공해로 이동해 핀란드 군함의 호위를 받으며 케냐로 이동했다. 김 선장과 김용현 기관장(68) 등 한국 선원 2명, 중국 선원 2명, 케냐 선원 39명 등 43명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상태다.
정부는 케냐에서 선원들의 건강검진을 한 뒤 석방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김 선장과 김 기관장의 귀국 일정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정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선원들이 오랜 항해로 몹시 지쳐 있다”며 “당분간 건강검진과 휴식을 하며 피랍과 석방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