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수리중 분실”… 용역업체 “상자 안열어”
○ 어처구니없는 대응
이번 사고의 발단은 11일 오전 1시 10분부터 4시 반까지 이뤄진 노후케이블 교체공사. 코레일이 외부 용역업체에 맡긴 이 공사에서 외부 용역업체 직원이 선로전환기 컨트롤박스 안에 있는 5번 단자의 너트를 제대로 결속하지 않았다. 그러자 접촉 불량으로 선로전환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 사고 원인 의문투성이
철도 전문가들은 외부 용역업체 직원이 너트를 제대로 결속하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로 유지보수 용역을 하는 엔지니어가 ‘기본 중의 기본’인 너트를 빠뜨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업체는 지난해 11월 입찰을 거쳐 올 5월까지 광명역 인근 선로에 대한 유지보수 용역을 맡았다.
선로전환기 수리 후 코레일 감독관과 외부 용역업체 간 의견만 교환했어도 탈선사고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코레일 직원이 이날 새벽 진행된 작업 내용만 파악했어도 초기에 너트 누락 부위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는 것. 현재 업체 측은 아예 컨트롤박스를 열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코레일은 연 게 확실하다며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선로 불일치 장애 표시가 나온 직후 현장을 찾은 코레일 소속 L 감독관이 단자함 너트가 제대로 조여지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지 못한 것도 의문이다. L 감독관은 현장 경력이 9년으로 베테랑급에 속한다. L 감독관이 선로전환기 조절단자함의 전선을 연결해 선로를 직진만 하도록 조정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광명역을 통과해 서울로 직진하는 KTX 열차가 많지만 광명역 플랫폼으로 들어오기 위해 오른쪽 레일을 타야 하는 열차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진으로 선로를 고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철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