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 가치있게 보내려면 스스로 가치를 깨달아야 시간과 공력을 투자할 수 있는 법. 전교 최상위권 중고생들은 신학기 직전 2주간 주어진 봄방학의 빛나는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스마트’하게 세운 계획은 첫 수업 자신감으로, 수행평가로, 중간·기말고사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남보다 반 발짝 빠르게 준비하면 학기 초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것은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다. 전교 최상위권인 김현준 군(17·서울 경복고 2)과 올해 대원외고에 진학하는 박소연 양(16·서울 봉은중 3)은 매년 알찬 봄방학을 보냈다. 이들의 특징은 자신을 진단한 뒤 맞춤형 계획을 세웠다는 점. 최상위권들의 우수한 성적과 더불어 고입과 대입을 염두에 둔 중장기 플랜은 다름 아닌 봄방학 때 잉태되었다. 이들의 ‘봄방학 2주 스마트 플래닝’을 벤치마킹해 나만의 똑똑한 봄방학을 설계해보자.》
○취약 과목을 적소에 배치하라
서울 경복고 2학년 김현준 군의 봄방학 계획표는 취약과목 공략에 맞춰져있다. 시간이 날 땐 새 학기 목표를 다지고 동기부여를 위해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신학기 고3이 되는 김 군의 봄방학 계획표 이름은 ‘재수 없는 계획표’다. 단 한 번에 대학합격의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미다. 매일 오전 8시에 일어나 정오까지 공부하고 오후 1∼5시, 오후 6∼10시 공부한다. 예비 고3인만큼 봄방학 계획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맞춰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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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양은 취약과목 위주로 시간을 쪼개 봄방학 계획을 세운다. 박 양이 집중 학습할 과목은 국어와 영어. 국어는 설명위주 참고서를 한 권 구입한다. 교과서를 읽고 참고서를 통해 단원별 주제, 개념, 용어를 확인한다. 국어교과서 속 긴 문학작품은 미리 찾아 읽는다. 학기 중이나 시험기간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잃기 벅찰 때가 많기 때문. 예를 들어 중2 국어교과서에 나오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중1 때 배우는 ‘귀신고래’ 같은 작품의 원작을 찾아 읽는 식이다.
영어는 헷갈리는 문법이 종종 있다. 교과서 본문을 한 번 읽고 단원의 핵심 문법을 확인한다. ‘그래머존’이라는 종합문법서를 구입해 교과서에 나온 문법을 찾아 공부한다. ‘한자어와 고사성어 외우기’ 계획도 있다. 고교 국어시험엔 답이나 보기로 한자어나 고사성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 고사성어 100개와 자주 나오는 한자어를 정리해 매일 나눠 외운다.
○1년에 50권 읽을 수 있는 비결은?
서울 봉은중 3학년 박소연 양은 봄방학동안 ‘고사성어 100개 외우기’ 목표를 세웠다. 2주는 짧게 느껴지지만 학습목표를 실행하기엔 결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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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양은 2학년 봄방학 때 ‘1년 간 책 100권 읽기’ 목표를 세웠다. 학교에서 나눠준 추천도서목록을 바탕으로 박 양이 평소 관심 있던 유엔과 국제기구, 기아문제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관한 책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빈곤국의 현실을 짚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같은 책을 읽기로 했다. 박 양은 “100권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절반이 넘는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건 독서계획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봄방학 동안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조선시대 열정적인 지식인들에 관한 책 ‘미쳐야 미친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미국 프린스턴대에 합격한 김현근의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는 인상 깊게 읽은 도서다. 책을 읽은 후엔 △책 제목 △지은이 △읽은 기간 △주제 △느낀 점을 독서기록장에 정리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