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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孟子對曰取之而燕民悅이어든…

입력 | 2011-02-10 03:00:00


‘양혜왕·하’ 제10장에서 제나라 宣王(선왕)은 연나라와의 전쟁에서 이긴 후 그 승리가 하늘의 뜻이라고 여겨 연나라를 공략하여 멸망시켜도 좋지 않겠느냐고 맹자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맹자는 만일 연나라를 취하여 연나라 백성들이 기뻐할 것 같거든 연나라를 취하고, 그렇지 않다면 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곧 영토 확장을 위한 침략 전쟁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고, 정벌의 정당성을 피정벌국 백성들의 민심에서 찾으라고 한 것이다. 取之而燕民悅은 ‘연나라를 취하여 연나라 백성들이 기뻐할 것 같으면’이다. 取之而燕民不悅은 그것과 반대로 ‘연나라를 취하여 연나라 백성들이 기뻐하지 않을 것 같으면’이다.

殷(은)나라 말의 紂王(주왕)은 포악하여 민심이 離叛(이반)했다. 하지만 아직 天命이 은나라에 있었다. 그렇기에 周나라 文王은 이미 천하의 3분의 2를 차지한 상태였지만 紂王에게 복종했다. 이후 문왕의 아들 武王이 즉위한 지 13년이 지나 800여 제후가 기약하지 않고도 은나라 정벌을 위해 모였으므로 武王은 비로소 紂王을 정벌하여 천하를 차지했다.

옛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仁義의 정치를 행하지 못하는 나라를 정벌하여 취해야 하는가, 아직 취해서는 안 되는가 하는 것은 間髮(간발)의 틈보다도 더 틈새가 없다. 하루 사이에도 天命이 끊기지 않았으면 君臣의 위계를 지켜야 할 것이고, 天命이 끊겼다면 그런 군주는 獨夫(독부·민심이 떠난 외톨이 사내)일 뿐이므로 정벌해도 좋다.

맹자는 엄중하게 경고했다. 天命이 남아 있는 나라는 정벌해서는 안 된다고. 그 天命은 어디에 있는가? 바로 民心에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