殷(은)나라 말의 紂王(주왕)은 포악하여 민심이 離叛(이반)했다. 하지만 아직 天命이 은나라에 있었다. 그렇기에 周나라 文王은 이미 천하의 3분의 2를 차지한 상태였지만 紂王에게 복종했다. 이후 문왕의 아들 武王이 즉위한 지 13년이 지나 800여 제후가 기약하지 않고도 은나라 정벌을 위해 모였으므로 武王은 비로소 紂王을 정벌하여 천하를 차지했다.
옛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仁義의 정치를 행하지 못하는 나라를 정벌하여 취해야 하는가, 아직 취해서는 안 되는가 하는 것은 間髮(간발)의 틈보다도 더 틈새가 없다. 하루 사이에도 天命이 끊기지 않았으면 君臣의 위계를 지켜야 할 것이고, 天命이 끊겼다면 그런 군주는 獨夫(독부·민심이 떠난 외톨이 사내)일 뿐이므로 정벌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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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