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투자자들도 선진국행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해외 주식형에서 총 7420억 원이 순유출됐으나 미국 관련 펀드로는 484억 원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억 원이 유출된 것과 뚜렷이 대조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매달 200억∼300억 원대 순유출을 이어오던 유럽 펀드도 이달 들어 7일까지 114억 원이 몰리면서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실제로 연초 이후 미국 펀드와 유럽펀드는 각각 2.62%, 1.55%의 수익률을 보이며,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흥국 펀드들에 비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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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 투자 주식시장 새로운 화두
일본 증시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일본 국가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비롯해 자산총액을 앞지른 국가부채 등 악재 요인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최근 “올해 일본 증시가 괜찮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투자처로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증시는 설 연휴기간 신용등급 강등에도 소니 등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로 선전했다. 일본 펀드는 그동안 해외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나빠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골칫덩이 펀드였다. 하지만 최근 1주일간 일본 펀드로 14억 원이 순유입됐다.
반면 지난해 펀드 환매 러시에서도 1조2000억 원 가까이를 끌어모았던 중국본토 A주 펀드의 인기는 주춤하고 있다. 이달 들어 7일까지 362억 원 순유입되기는 했으나 5000억 원대까지 몰려들었던 지난해보다 현격히 낮은 수치다. 1월에는 37억 원이 빠져나가면서 순유출로 전환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주요 신흥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하고 있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 중국 등 신흥국 투자 호황과 자산가격 상승에 힘입어 투자는 신흥국의 전유물인 것처럼 인식됐지만 최근 선진국에서도 민간투자 촉진으로 설비투자, 제조업 가동률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등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신흥국 주식을 팔아서 마련한 것이라기보다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입하는 성격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