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대구/경북/이사람]대구 시설관리공단 강경덕 이사장

입력 | 2011-02-08 03:00:00

“현장이 사무실” 매일 100km 강행군




강경덕 대구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왼쪽)과 이홍식 대구사격장 소장이 현장에서 시설 점검을 하면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7일 오후 3시 반경 대구 북구 금호동 ‘대구사격장’. 강경덕 대구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63)이 차에서 내렸다. 그는 곧바로 권총사격장, 클레이사격장, 식당 등 시설 현장을 점검했다. 강 이사장은 “바닥 보수공사를 빨리 마무리하라”며 날카로운 눈초리로 현장을 꼼꼼히 챙겼다. 지난해 4월 대구시로부터 위탁받은 대구사격장은 곳곳에 일거리가 넘친다고 그는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올해 사격장에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을 구상 중”이라며 “대구시와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달서구 송현동 ‘대덕승마장’도 찾았다. 말 한 마리가 기운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강 이사장은 “현장이 곧 사무실”이라고 했다.

대구시시설관리공단은 새로운 사업 추진과 고객 서비스 개선으로 ‘시민을 위한 공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직원들은 2009년 5월 부임한 강 이사장의 공로라는 말을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 시설관리공단은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간부와 직원이 서로 일할 사람을 정하는 선택적인사제도(draft)를 도입했다. 그러자 조직은 책임 경영체계와 성과 중심으로 바뀌었다. 전 임직원이 임금 2%를 반납해 만든 기금으로 청년인턴 등 27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과 농촌 봉사활동으로 지역 사회공헌을 시작한 것도 강 이사장의 작품이다. 그 결과 1993년 설립 이후 17년 만에 행정안전부로부터 공기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 예산으로 직급별 성과급도 지급했다. 강 이사장은 “서울 부산 등의 시설공단 규모가 대학생이라면 대구는 초등학생 수준”이라며 “이번 공기업 우수 등급 획득은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자랑했다.

강 이사장의 업무 방식은 화끈하다 못해 늘 에너지가 넘친다. 그는 현장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전 사무실 일과가 끝나면 오후부터는 공단 산하 사업소를 둘러본다. 그곳에서 바로 회의를 열기도 한다. 하루 100km 이상 다닌다며 직원들조차 혀를 내두른다. 현장을 직접 챙기다 보니 직원들을 다그쳐 얼굴을 붉히는 일이 다반사다. 이홍식 대구사격장 소장은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라며 “하지만 금방 그의 스타일에 매료된다”고 했다.

강 이사장은 성과 비결에 대해 인사라고 했다. 기업의 성쇠는 곧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것. 인사 원칙도 ‘열정’이다. 비록 능력이 모자랄지라도 열심히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철학 때문이다. 일은 될 때까지 밀어붙인다. 직원들 사이에 불도저라는 별명도 그래서 생겼다. 그는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힘들지라도 스스로 이뤄놓은 결과물에 웃을 날이 올 것”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강 이사장은 대구시 종합건설본부 체육시설부장과 건설방재국장 등을 지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