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교육·훈련·야간연습 강행군日 고지 전훈캠프 일정 상상 이상‘국민 유격수’로의 부활 의지 활활
훈련하느라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 박진만은 SK의 혹독한 훈련을 경험한 뒤 “현대 초창기 이후 이런 적은 15∼16년 만에 처음”이라면서도 ‘국민 유격수’로 부활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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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진만은 27일 일본 고지로 넘어왔다.
큰 이승호, 작은 이승호, 엄정욱, 전병두, 송은범, 이호준, 권용관 등 동료들과 함께 오키나와 재활캠프를 종료하자 바로 본 캠프지인 고지로 호출됐다. SK에서 고지행 티켓을 허락받았다는 것은 곧 ‘바로 실전에 뛸 수 있는 몸상태로 올라왔다’는 의미다.
영리하고 성실한 박진만은 내심 각오를 단단히 하고서 고지로 입성했다. 김성근 감독의 성향을 고려해 4kg이나 빼고 고지로 들어왔다. 동료들에게 정보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고지 캠프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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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눈을 뜨자마자 훈련이 개시됐다. 9시30분부터 포메이션 훈련에 돌입했다. 그 다음에는 배팅 연습이 이어졌다. 식사조차도 변변히 못했다.
훈련하러 나가야 된다고 코치들이 식당 창밖에서 쳐다보고 있는 바람에 식사도 과장 좀 보태면 2분 안에 해치워야 했다. 식사시간을 끝내고는 연습경기를 참관했다. 밤 9시30분까지 야간 연습이 이어졌다.
박진만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고등학교 때와 현대 시절, 초창기 이후 이런 적은 15∼16년 만에 처음”이라고 웃었다.
현대 초창기 당시 김재박 감독이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 박진만에게 포수 마스크를 쓰라고 시킨 뒤, 사정없이 펑고를 날린 적이 있었는데 그 추억이 다시 현실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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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언제나 긴장해야 된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견딜 수 있는 것은 새로운 희망을 SK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타 팀에서 왔는데도 텃세 없이 깎듯이 예우해주는 동료들도 마음에 들고,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문학구장의 천연잔디나 2루수 정근우와의 호흡 등 유격수로서의 재기 희망을 이곳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유격수로 안 뛰면 큰일 나죠? 꿈은 크게 가져야겠죠.” 유격수 골든글러브 탈환을 말하는 서른다섯 박진만의 초탈 속에 진담이 배어있다.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