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한국인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최경주는 어디를 가든 사인 공세를 받는다. PGA투어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지난해 34개 대회 중 17개 대회의 챔피언은 미국 이외의 국가 출신이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인근의 토리파인스에서 개막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는 한국인 선수 5명과 미국 교포 2명이 총출동했다. 신인 강성훈은 1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나서는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주 밥 호프 클래식에서는 역시 올해 데뷔한 조나탄 베가스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PGA투어 챔피언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해외파 강세는 유럽 선수들이 주도하고 있다. 세계 랭킹 10위 안에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2위 마르틴 카이머(독일)를 비롯해 유럽 선수 6명이 포진했다. 유럽 선수가 1, 2위를 석권한 것은 1993년 닉 팔도, 베른하르트 랑거 이후 18년 만이다. 콧대가 높아진 유럽 선수들은 시즌 초반 PGA투어 출전을 외면할 정도까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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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에서 7승을 거둔 최경주, 아시아 최초로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양용은 등은 골프의 변방이던 아시아에서 필드의 개척자로 불린다. 이들의 활약은 신체조건과 환경이 비슷한 아시아 지역의 어린 골프 유망주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 골프의 세계적인 저변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꿈의 무대라는 PGA투어를 향하는 발길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언젠가 무늬만 PGA투어라는 얘기가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