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사회부
그도 그럴 것이 민노당 당원 가입 혐의로 기소된 237명은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면소(免訴) 판결을 받았고 공소시효가 남아 있었던 23명은 무죄 선고를 받았다. 후원금 납부 혐의는 유죄가 인정되긴 했지만 벌금 30만 원과 50만 원이라는 가벼운 형이 선고됐다. 이달 초 검찰이 결심공판에서 정진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징역 1년을, 나머지 관련자들에게 징역 6∼10개월, 벌금 100만∼150만 원을 구형한 것과 비교해 봐도 형량이 확연히 낮다.
피고인들이 유리한 판결을 받게 된 것은 변호인이 검찰과의 법정공방에서 재판부를 잘 설득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는 검찰이 교사와 공무원들을 기소하면서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도 26일 “기소된 사람들이 민노당 당원으로 활동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유죄로 인정할 만한 ‘똑떨어지는’ 증거가 없거나 부족하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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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관계자들의 하드디스크 밀반출이 결과적으로는 교사들과 공무원들이 가벼운 처벌을 받도록 영향을 줬다는 점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개인이든 정당이든 갑작스럽게 범죄수사를 당하면 반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성숙한 민주 정당이라면 증거를 숨기는 데 급급하기보다 법 집행에 의연하게 응하는 게 정도(正道)일 것이다.
이태훈 사회부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