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서 교육복지부
이날 오후에 서울시교육청의 과장급(4급 일반직) 전보 인사가 예고됐었다. 곽 교육감의 트윗(트위터에 올린 메시지)을 본 교육청 직원들은 술렁였다. “원치 않았는데 운 좋게 넣어준 인사가 있다는 말 아니냐” “꼭 이런 말을 공개적인 트위터에 올려야 했느냐”라는 얘기들이 나왔다. 오후 늦게 과장급 24명의 인사가 발표되자 일부 직원은 명단을 보고 누가 운 좋은 사람인지 따져보기도 했다.
곽 교육감이 ‘균형’ 운운하는 모습을 보며 예전 시교육청의 문제가 떠올랐다. 공정택 전 교육감 시절 시교육청에는 계파가 있었다. 인사철만 되면 특정 지역 출신이 몇 명이나 요직에 앉았는지를 놓고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주류에 해당하지 않는 지역 인사가 명단에 오르면 “균형 맞추려고 넣었다”는 소리를 들었다.
교육청 직원들의 추측이 맞느냐 틀리냐를 떠나 이런 얘기가 오가도록 만든 것은 곽 교육감의 트윗 하나였다. 인사 발표하는 날 오전에 운 좋은 사람이 있다고 말한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교육감의 공개 발언으로서는 지나치게 가볍고 무책임하다고 느낀 사람은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곽 교육감은 사석에서 자신에 대해 얘기할 때 “우리들은 ∼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하지만 교육청 관계자에 대해 말할 때는 “교육청 사람들은∼”이라고 운을 뗀다. 예컨대 “교육청 사람들은 홍보 마인드가 없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안 한다”는 식이다. 교육청 수장이 습관처럼 자신과 교육청을 구분 짓는데 소통과 융합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런 지적을 여러 번 받았는지 곽 교육감은 최근 사석에서 “소통이 안 된다는데 내가 계획도 자주 말하고 트위터도 하는데 또 말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트윗 내용이 ‘이번 인사에 운 좋은 사람이 있다’는 식이라면 무엇을 위한 소통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남윤서 교육복지부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