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근엄마 걱정 많이했제”… “이젠 걱정마, 설엔 집에 갈게”
“임무 완료” 한자리에 모인 아덴만 영웅 25인 ‘아덴 만 여명작전’에 투입됐던 청해부대 해군 특수전부대 요원들이 지난해 12월 10일 최영함 함미 갑판에서 전투복을 입은 채 포즈를 취했다. 이들 25명 중 15명이 삼호주얼리호에 올라 해적 소탕 작전을 벌였다. 얼굴 노출을 막기 위해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게 눈길을 끈다. 사진 제공 해군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58)의 지시를 받고 엔진오일에 물을 타 해군의 작전을 도운 기관장 정만기 씨(58)는 23일 가족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씨의 딸 수민 씨(26)는 “아버지가 ‘지금은 항해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오히려 가족을 안심시켰다”며 “피랍 6일간 피를 말리듯 걱정했는데 이젠 안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은 구출된 뒤 고국 땅에서 마음 졸이며 애타게 소식을 기다린 가족들에게 위성통화 등 국제전화로 짧은 안부를 전했다.
하지만 손 씨의 어머니 문악이 씨(81)는 “아직 통화를 못했다”며 “만약 통화를 하게 되면 ‘욕 봤다. 빨리 오너라. 너무 보고 싶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25세 어린 나이로 군복무를 대신하기 위해 삼호주얼리호에 탔던 3등 항해사 최진경 씨는 23일 낮 12시경 오만으로 가던 도중 아버지 최영수 씨(52)와 통화를 했다. 최영수 씨는 “아들이 통화에서 ‘저는 건강하니 걱정 마세요. 27일경 오만에 도착하면 다시 전화해서 자세한 내용을 말씀 드릴게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 씨는 어머니 김미선 씨(50)에게도 “겨우 살아났습니다. 저 때문에 걱정 많으셨죠. 이제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안부를 전했다고 한다. 최 씨의 누나(28·간호사)는 “이제 잘 있다니 너무 다행”이라며 “아직 직접 통화는 못했지만 빨리 와서 얼굴이나 봤으면 하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1등 항해사 이기용 씨(46)의 아들 민혁 군(14)은 2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아침 9시경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와 가족들과 통화했다”며 “자랑스럽고 멋진 우리 아빠가 건강하게 돌아와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호주얼리호의 의료진으로 승선한 김두찬 씨의 아들 동민 씨(29)는 “최근 아버지가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걱정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며 “앞으로 돌아오는 데 일주일 이상 걸릴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거제=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