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명문대 합격한 3인··· 깊이 있는 독서 습관, 입학사정관제 大入의 열쇠
왼쪽부터 반가운 양, 전혜라 양, 조형준 군/ 대입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고 논술고사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두 전형에 전략적으로 활용 가능한 독서활동의 중요성도 커졌다. 조 군은 면접 대비에, 반 양과 전 양은 논술고사 대비에 독서활동을 활용해 각각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에 합격했다.
독서, 면접에서 효력을 발휘하다!
2011학년도 연세대 진리자유전형을 통해 노어노문학과에 합격한 조형준 군(19·서울 우신고 3). 그는 중1 때부터 고3 때까지 친구 서너 명과 독서토론 모임을 했다. 함께 선정한 책을 각자 읽은 뒤, 매주말 모여 2시간 동안 책의 줄거리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었다. 문학작품에서 드러나는 주인공의 가치관이나 시대상을 현재 사회이슈와 연관지어 토론해 보기도 했다. 그 후엔 책과 토론내용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1000자 가량의 글을 썼다. 책의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동시에 글쓰기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었다.
평소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같은 러시아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좋아했던 조 군. 고2 때 ‘러시아 주재 외교관’으로 꿈을 정하고 노어노문학과로의 진학을 결심한 그는 자신이 읽은 문학작품의 작가들을 조사했다. 조 군은 “형장에까지 섰다가 극적으로 사형을 면한 도스토옙스키의 생애를 알고 난 뒤 그의 작품에 술회된 주인공의 심정에 더 깊이 공감했다”면서 “작가의 생애를 조사하니 문학작품의 주제뿐만 아니라 러시아 역사와 문화까지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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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면접에선 그의 독서활동이 어떤 효력을 발휘했을까. 그는 ‘개인적으로 어떤 주제에 대해 탐구했던 경험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2008년 당시 ‘조지 소로스의 핫머니 전쟁’이라는 책을 읽으며 미국에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 탐구 보고서를 작성했던 경험을 밝혔다. ‘단체로 탐구활동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엔 6년간 독서모임을 이끌며 토론과 글쓰기를 진행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조 군은 “급조하거나 지어낸 경험이 아니라 꾸준한 독서활동을 바탕으로 한 대답이 입학사정관에게 진정성 있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독서, 논술전형 합격의 비결!
반가운 양(18·경기 안양여고 3)은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고려대 수시2차 일반 전형을 통해 심리학과에 최종 합격했다. 반 양의 내신 성적은 1.8등급. 내신이나 수능 성적으론 목표 대학에 안정권으로 합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고3이 되자 본격적으로 논술고사 대비학습을 시작했다.
최근 대학들의 논술고사는 제시문의 주제와 논제를 정확히 읽어내는 독해력이 최우선으로 요구된다. 인문계열 논술의 경우 △제시문 요약하기 △두 제시문 비교하기 △한 제시문에 근거해 다른 제시문 비판하기 등 ‘제시문 요지 파악’이 필수인 문제유형으로 출제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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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대부분 대여섯 문장을 넘지 않았다. 반 양은 “이렇게 하면 시간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독서이력을 정리해 놓을 수 있어 내신 및 수능 공부를 병행하느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고3 때 특히 유용했다”면서 “또한 책 내용을 짧게 요약, 정리하는 습관은 논술의 제시문 요지를 파악할 때나 ‘요약하기’ 문제를 풀 때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1학년도 이화여대 인문과학부에 논술성적 비중이 80%인 일반전형 우선선발을 통해 합격한 전혜라 양(18·대전 성모여고 3)은 책의 주제와 관련된 다른 교과서 지문이나 신문기사를 찾아 읽는 전략으로 논술을 위한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른 경우다.
예를 들어 세대 간 불균형 문제를 다룬 ‘88만원 세대’를 읽은 후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청년실업에 관한 신문기사를 검색해 읽었다. 그 다음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을 생각해보고 글로 정리했다.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할 근거들은 기사에서 찾았다.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작가의 가치관을 재평가해보는 ‘비판적 읽기’도 거듭했다. 소설 속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이 행동은 과연 옳은 것일까’ ‘나라면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주인공이 현대 한국사회에 살고 있다면 그의 행동엔 어떤 문제가 있을까’ 등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봤다. 이를 글로 옮겨 적는 작업도 빠뜨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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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활동을 입학사정관전형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노하우가 C5면에 소개됩니다.
장재원 기자 jjw@donga.com